사회적관심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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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손해배상]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토지의 일부 지분에 관하여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는데, 乙이 등기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는 乙에게 원인무효인 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0다28604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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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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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손해배상]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토지의 일부 지분에 관하여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는데, 乙이 등기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는 乙에게 원인무효인 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0다28604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기)] [공2012하,1064]
판시사항
[1]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토지의 일부 지분에 관하여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는데, 乙이 등기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는 乙에게 원인무효인 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에 기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민법 제214조)의 성질을 가진다. 그러므로 소유자가 그 후에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이제 등기말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를 위와 같은 청구권의 실현이 객관적으로 불능이 되었다고 파악하여 등기말소 등 의무자에 대하여 그 권리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민법 제390조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다. 위 법규정에서 정하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계약 또는 법률에 기하여 이미 성립하여 있는 채권관계에서 본래의 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내용이 확장되거나 변경된 것으로서 발생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등기말소청구권 등의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이제 그 발생의 기반이 아예 없게 되어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는 선행소송에서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청구가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바뀌지 아니하므로 마찬가지이다.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 청구권이 발생한 기초가 되는 권리가 채권인지 아니면 물권인지와 무관하게 이미 성립한 청구권에 대하여는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아니하며, 이를 허용할 것인지는 법률 정책적인 결단이므로, 이미 대법원에서 이를 허용하여 채권에 못지않게 물권을 보호하는 견해를 취한 것은 구체적 타당성 면에서 옳고, 확정판결을 거쳐 기판력이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보이며, 장기간 이와 같은 견해를 유지하여 온 판례들을 뒤집어 물권 내지는 물권자의 보호에서 후퇴하여야 할 이론적·실무적인 필요성이 없다. 따라서 선행소송에서 본래적 급부의무인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현존함이 확정된 경우, 그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2]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토지의 일부 지분에 관하여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는데, 乙이 등기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국가는 乙에게 원인무효인 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甲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자, 乙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한 乙이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애초 국가의 등기말소의무 이행불능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논할 여지는 없고, 또한 토지의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乙의 청구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와 처분권주의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214조, 제390조 / [2] 민법 제214조, 제390조, 민사소송법 제20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161 판결(변경),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53638 판결(변경)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진우)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3. 18. 선고 2009나851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경기 화성군 팔탄면 매곡리 (지번 생략) 임야 5,109㎡(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1974. 6. 26. 피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고, 이 사건 토지 중 각 5,109분의 2,554.5 지분에 관하여 1997. 12. 2.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1998. 1. 22. 소외 1 및 소외 2(이하 ‘소외 1 등’이라고 한다) 앞으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 소유권보존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라고 한다)의, 소외 1 등을 상대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를 청구한 소유권보존등기말소 등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가합94375호)에서 법원은 2009. 4. 2.에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인용하고, 소외 1 등에 대한 청구는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이유는, “원고의 선대인 소외 3이 이 사건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피고 명의의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무효이므로, 피고는 소외 3의 재산을 최종적으로 단독상속한 원고에게 그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한편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외 1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08. 1. 22.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소외 1 등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는 것이다. 이 판결은 2009. 4. 30.에 최종 확정되었다(이하 이를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고 한다).
나. 이어서 원심은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속한 원고에게 위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명의의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에 터잡아 소외 1 등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소외 1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유효한 것으로 인정됨에 따라 피고의 위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는 결국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 그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하여는, 피고의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는 위 소송에서 원고의 패소판결이 최종 확정된 때인 2009. 4. 30.에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 당시의 이 사건 토지의 시가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2. 그러나 원심이 피고의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가 이행불능되었음을 이유로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인정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에 기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민법 제214조)의 성질을 가진다. 그러므로 소유자가 그 후에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이제 등기말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를 위와 같은 청구권의 실현이 객관적으로 불능이 되었다고 파악하여 등기말소 등 의무자에 대하여 그 권리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민법 제390조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다. 위 법규정에서 정하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계약 또는 법률에 기하여 이미 성립하여 있는 채권관계에서 본래의 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내용이 확장되거나 변경된 것으로서 발생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등기말소청구권 등의 물권적 청구권은 그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이제 그 발생의 기반이 아예 없게 되어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는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청구가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바뀌지 아니하므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보면, 비록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법원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그 소유권보존등기를 말소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등기말소청구를 인용한 것이 변론주의 원칙에 비추어 부득이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미 소외 1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원고가 불법행위를 이유로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애초 피고의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논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하여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161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5363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와 저촉되는 한도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나. 한편 원고는 소장에서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즉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가 위법한 방법으로 자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이 사건 토지를 소외 1 등에게 매도하여 소외 1 등이 등기부 시효취득함으로써 원고가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데에 위법성과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다투었다. 그리고 원고는 피고의 과실상계 주장에 대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고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이상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의 청구원인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소유권 상실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임이 명백하고, 원고가 그 후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기록상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의 청구원인을 위에서 본 대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라고 함부로 파악하고, 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처분권주의에 위반하여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판결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양창수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
원심판결은 소유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불능에 기초하여 손해배상을 판단함으로써 처분권주의를 위반하거나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한다.
그러나 원심이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인정한 것이 위법하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가. 물권은 특정·독립된 물건을 직접 지배해서 이익을 얻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배타적 권리이다. 물권은 물건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를 내용으로 하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행 청구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물권의 내용 실현이 타인의 행위로 말미암아 방해당하고 있거나 방해당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방해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 또는 예방에 필요한 일정한 행위(작위 또는 부작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물권적 청구권이 인정되며, 이러한 물권적 청구권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물권의 실현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에서 파생된 것으로서 물권과 분리하여 양도가 금지되는 등의 특수성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특정한 상대방을 향하여 일정한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 물건에 대한 지배를 내용으로 하는 물권과는 그 기본적인 성격이 달라 물권 자체의 작용이 아니라 물권과 독립한 청구권으로서의 독자성이 인정되며, 오히려 그 점에서는 채권 내지는 채권적 청구권과 유사하여 채권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수 있다고 설명된다.
나. 따라서 소유권자가 특정한 상대방에게 물권적 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상대방이 일정한 작위 또는 부작위 의무를 지는 경우에는 그 이행의 문제가 남게 된다. 즉 청구권은 특정인에 대하여 일정한 작위 또는 부작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그 발생의 근거가 채권인지 아니면 물권인지와 무관하게 그 권리의 내용인 그 작위 또는 부작위라는 급부 및 이에 대한 이행의무가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채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급부 이행의무에 대한 이행지체 및 이행불능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일반적으로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지체에 관하여 민법 제387조 이하의 규정이 준용된다고 함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예를 들어 침해자가 타인 소유의 동산을 가져가 소유자가 그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 침해자는 소유자에 대하여 동산을 반환하여야 할 의무를 지게 되고 이는 현실적으로는 동산 인도 의무로 나타날 것인데, 그 동산이 화재 등의 사유로 멸실되면 침해자의 동산 인도 의무는 이행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은 인도 의무의 이행불능은 채권에 기한 인도 의무에서의 이행불능과 다를 것이 없으며, 그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 등 청구권자의 권리 보호 및 그에 따른 법률관계는 채권에서 발생된 청구권의 경우와 차등을 둘 필요가 없다.
그리고 소유물이 멸실되어 소유권이 절대적으로 소멸되는 경우뿐 아니라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귀속됨에 따라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소멸되는 상대적 소멸의 경우에도 소유권 반환 의무의 이행불능 및 이에 따른 전보배상이 인정될 수 있음은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대법원은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이 취소됨에 따라 발생되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의무와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모두 소유권에 기초한 물권적 청구권으로 파악하면서 그 말소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한 전보배상을 허용함으로써 위와 같은 견해를 취하였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다29474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5170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제소전화해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가 제소전화해조서를 취소하는 준재심판결이 확정되어 원인무효로 되거나, 무권리자가 위법한 방법으로 소유권보존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에,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에 의하여 등기명의자들이 말소등기의무를 진다고 보고 그 말소등기의무의 집행불능에 대하여 전보배상이 허용됨을 명확히 하였다(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55411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161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53638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대법원은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상대적으로 소멸하는 경우에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이 허용된다는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이에 따라 만일 다수의견의 견해를 취한다면 위 판결들이 모두 변경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 다수의견은 소유권이 상실되면 그 수단적 권리인 물권적 청구권은 이제 그 발생의 기반이 없게 되어 더 이상 그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그에 대한 이행불능은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의 경우에도 그 대상인 목적물이 소멸되는 등의 사유로 채권이 소멸되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지만, 그 목적물에 관한 청구권에 대응하는 급부의무의 이행불능 내지는 이에 기초한 손해배상을 부정하는 해석론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민법 제390조에 따라 급부 목적물의 소멸에 불구하고 급부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한 전보배상이 허용된다. 이와 같은 법리는 채권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그대로 준용될 수 있다고 생각되며, 물권의 대상인 목적물이 소멸되었거나 소유자가 그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였다고 하여 이미 발생된 목적물이나 그 소유권에 대한 반환의무 및 그에 대한 이행불능을 부정하는 것이 논리필연적이라거나 법리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소유자가 소유물을 현실적으로 지배, 관리함에 대하여 방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3자에게 소유물을 양도함으로써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는, 새로운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 행사에 대한 방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구하면 되므로, 종전의 소유자에게 그 방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구할 권리나 그에 대응하는 의무를 유지시킬 필요가 없다(대법원 1969. 5. 27. 선고 68다7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침해자의 행위로 인하여 목적물의 점유 또는 등기가 제3자에게 이전됨으로 말미암아 결국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소멸된 경우에는, 그 소유권이 상실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종전 소유자가 소유물에 대한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을 구할 필요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필요는 없다. 소유물에 대한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청구권은 소유권에 기초하여 발생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소유권과는 독립한 청구권으로서 독자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일단 그 청구권이 발생되었다면 그 후에는 반드시 소유권의 소멸과 운명을 같이 한다고 새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침해자로 하여금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여 종전 소유자에게 점유나 등기 명의를 반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그에 대한 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이 물권의 대세적인 성격이나 권리 보호 측면에서 타당할 것이며,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청구권은 이 때에 그 효용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침해자에게 그 반환의무의 이행을 추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종국적으로 그의 귀책사유로 반환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면 그 의무불이행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법률상 의무의 본질에 맞고 형평의 관념에도 부합한다.
라. 이렇게 볼 때에 소유권의 상실과 소유물·소유권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의 개념을 반드시 일치시켜 파악할 필요는 없다.
목적물 반환의무를 지는 침해자의 행위로 인하여 그 소유권이 제3자에게 귀속되어 상대적으로 소멸된 경우에는, 불법행위 측면에서 보면 소유권이 상실되어 그 침해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지만, 소유물 반환의무의 측면에서는 그 침해자가 제3자로부터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여 이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계속 부담시키되 제3자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말소 등 청구 소송이 패소 확정되는 경우와 같이 그 이행 가능성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의무가 이행불능에 이른다고 보아 그 이행불능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전보배상을 인정하는 해석론이 가능할 것이고, 판례는 이러한 견해를 채택하여 왔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다29474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161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36445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51703 판결 등 참조).
마. 다수의견에 따르면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은 전혀 불가능하고 소유권 상실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만이 가능하게 된다.
(1) 일반적으로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책임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그 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 소유권 침해에 대한 가장 원칙적인 보호 방법은 그 침해된 소유권을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인데, 금전적인 배상에 그치는 불법행위책임만으로는 물권자 보호에 미흡하다. 바로 여기에 소유권의 반환을 청구하는 물권적 청구권이 인정되는 실질적인 근거가 있으며, 나아가 권리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것, 즉 소유권의 반환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불법행위책임과는 별도로 그 반환청구권 내지는 반환의무의 변형으로서 반환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책임은 채무불이행책임에 관한 법리에 따라 이행의무자가 귀책사유의 부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원칙적으로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귀책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에 대하여는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하여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소유자로서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이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구하는 것에 비하여 더 불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법행위의 요건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시효에 의하여 소멸됨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권만으로는 진정한 소유자의 보호에 미흡하다. 실제로 앞에서 본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다29474 판결의 사안에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는 소멸시효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배척된 반면, 물권적 청구권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의한 전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진정한 소유자가 구제될 수 있었다.
물권은 배타적·절대적인 권리로서 대세적인 효력을 가지고 있어 채권보다 훨씬 더 강력한 권리이며, 물권적 청구권 역시 물권을 광범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채권의 효력으로서도 인정되는 전보배상책임을 물권적 청구권에서 부정한다면, 이는 오히려 물권에 대한 보호를 채권보다 더 소홀히 다루는 셈이 되어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채권과 마찬가지로 물권 자체의 상실에 따른 불법행위책임과 별도로 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책임을 인정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소유권의 상실과 소유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을 달리 볼 경우에는 소유권 상실 시점과 그 이행불능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소멸시효의 기산점 내지는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이 달라지므로,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 인정 여부는 소유자의 권리 보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동안 대법원은 채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 개념 및 그 시점에 관하여 채권자의 보호에 충실한 해석을 하여 왔고, 그 법리를 물권적 청구권에도 확장하여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소유물에 갈음한 전보배상을 인정하는 해석을 하여 왔는데, 이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만으로는 소유자를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라 보인다.
다수의견과 같이 소유권 상실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만 허용하면서도,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 손해의 발생시기를 소유권 상실시기로 보지 않고 종전 판례에서의 이행불능시와 유사하게 소유권 상실의 판결 확정시 등으로 보는 견해가 제시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소유권 상실에도 불구하고 그 후의 소유권 상실의 판결 확정시 내지는 손해 발생시기까지는 실질적으로 소유권의 미상실, 즉 존속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법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며, 오히려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허용하는 해석론을 유지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더 간명할 것이다.
(3) 그리고 판례는 채권자가 본래적 급부청구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청구에다가 이에 대신할 대상청구(代償請求)로서 금전 지급 청구를 병합하여 소구한 경우에, 대상청구는 본래적 급부청구권이 현존함을 전제로 하여 이것이 판결확정 전에 이행불능되거나 또는 판결확정 후에 집행불능이 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전보배상을 미리 청구하는 것으로 보아 이를 허용하여 왔고, 물권적 청구권에 기초한 말소등기청구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처리하여 왔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39013 판결, 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다30666, 30673 판결 참조). 이와 같이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는 대상청구는 본래적 급부청구권을 전제로 하여 그에 대한 의무의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을 기초로 하는 것으로서, 그 급부청구권의 소멸에서 출발하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보인다.
그런데 다수의견과 같이 물권적 청구권에 대한 이행불능을 부정하게 되면 물권적 청구권에 대한 대상청구는 허용될 수 없게 된다. 결국 채권적 청구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경우와는 달리, 물권적 청구권인 말소등기청구권의 경우에는 그에 관한 판결과 함께 그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에 의한 전보배상에 관한 판결을 받아 그 이행불능시 또는 집행불능시에 바로 전보배상을 집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별도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하는데, 과연 대세적인 권리로서의 물권 및 이에 터잡은 물권적 청구권을 이와 같이 채권의 경우보다 현저히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바. 특히 이 사건에서 이행불능에 의한 전보배상 가부가 문제되는 말소등기청구권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확정되어 기판력이 발생된 청구권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선행소송에 앞서 이미 소외 1 등의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으로 말미암아 원고의 소유권이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청구한 물권적 청구권인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청구권에 관하여 승소판결이 확정되어 기판력이 발생된 이상,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는 그 변론종결 전에 발생된 사유인 소유권의 소멸을 이유로 원고에게 그 말소등기청구권의 부존재나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 확정된 전소의 기판력 있는 법률관계가 후소의 소송물 자체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는 때에는 전소의 확정판결에 의한 판단은 후소의 선결문제로서 기판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다4684 판결,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41349 판결, 대법원 2001. 11. 13. 선고 99다32905 판결,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0다24856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소송에서 여전히 원고는 피고에게 그 말소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고는 그 말소등기의 의무를 지고 있으며 나아가 그에 대한 이행을 명한 이 사건 선행소송의 확정판결의 집행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가 소외 1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여 실질적으로 그 확정판결을 강제집행할 수 없게 됨에 따른 전보배상을 허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고 그 판결의 집행불능 및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부정하게 되면, 이는 기판력에 의하여 차단되어야 할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청구권의 부존재 내지는 소멸을 인정하는 셈이 되어, 민사소송에서의 기판력에 관한 일반 이론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는다.
사. 결론적으로 청구권이 발생한 기초가 되는 권리가 채권인지 아니면 물권인지와 무관하게 이미 성립한 청구권에 대하여는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아니하며, 이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법률 정책적인 결단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미 대법원에서 이를 허용하여 채권에 못지않게 물권을 보호하는 견해를 취한 것은 구체적 타당성 면에서 옳고, 확정판결을 거쳐 기판력이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보이며, 장기간 이와 같은 견해를 유지하여 온 판례들을 뒤집어 물권 내지는 물권자의 보호에서 후퇴하여야 할 이론적·실무적인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미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본래적 급부의무인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현존함이 확정되었으므로, 그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와 같은 취지로 판시한 원심판결 부분은 정당하고, 이를 파기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나 그 논거에 관하여는 견해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 둔다.
5.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양창수의 보충의견
물권적 등기말소청구권에 있어서도 그 이행불능을 이유로 하는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별개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다수의견을 보충하는 의견을 밝힌다.
가. 물권적 청구권에 대하여는 통상 채권편의 규정이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준용된다고 일컬어진다. 문제는 그렇다면 채권편 규정 중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 물권적 청구권에 준용되어서는 안 되는가, 이 사건에 관하여 개별적으로 말하자면 이행불능을 이유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에 관한 규정을 물권적 청구권에 준용하는 것이 ‘물권적 청구권의 성질에 반하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다수의견은 그 준용이 물권적 청구권의 성질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므로, 단지 물권적 청구권에 적용되는 채권편 규정에 관한 위와 같은 일반적 설명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한다.
나. 별개의견은 “채권의 경우에도 그 대상인 목적물이 소멸되는 등의 사유로 채권이 소멸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 목적물에 관한 청구권에 대응하는 급부의무의 이행불능 내지는 이에 기초한 손해배상을 부정하는 해석론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민법 제390조에 따라 급부 목적물의 소멸에 불구하고 급부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한 전보배상이 허용된다”고 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물권적 청구권의 청구에도 그대로 준용될 수 있다고 생각”되며, “물권의 대상인 목적물이 소멸되었거나 소유자가 그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였다고 하여 이미 발생된 목적물이나 그 소유권에 대한 반환의무 및 그에 대한 이행불능을 부정하는 것이 논리필연적이라거나 법리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위 4. 다. 부분).
그러나 예를 들어 매매계약에 있어서 매도인이 소유권이전 또는 인도의 채무를 부담하는 물건이 멸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 또는 인도의 채무가 바로 소멸하지 아니한다. 매수인이 그 채무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한 매도인의 그러한 채무는 여전히 존속한다. 채권은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에게 급부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권리로서 소유권 기타 물권에 있어서 이미 목적물에 관한 이익이 소유자 기타 물권자에게 ‘귀속’되어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리하여 채무자가 채권관계상의 급부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즉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로 하여금 채무자가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면 있었을 재산상태 등을 달성하는 것, 즉 채권을 원래의 의미에 맞게 경제적·내용적으로 실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민법 제390조에서 정하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인 것이다. 따라서 이는 채권의 존속을 전제로 한다. 다만 이행불능의 경우에는 그 원래의 급부청구는 무의미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그 채권의 내용이 전보배상으로 전환되는 것뿐이다.
이러한 채무의 존속은 그 채권자인 매수인이 채무불이행책임의 다른 한 내용으로 계약의 해제를 선택하는 경우에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이때에 매수인이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비로소 매매계약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매도인의 채무가 ―매수인의 대금지급채무와 함께― 소멸한다. 즉 매도인의 채무는 목적물의 멸실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존재를 유지하며, 위와 같은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는 때에 비로소 그 해제의 효과로써 소멸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해배제청구권 기타의 물권적 청구권(이하에서는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만을 앞세워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은 소유자에게 법적으로 이미 ‘귀속’되어 있는 목적물에 관한 제반 이익을 현실적으로는 소유자가 누리지 못하는 경우에 그러한 권리방해상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자에게 그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귀속적합적 상태의 객관적 실현을 도모하는 권리보호수단’인 것이다. 즉 물권적 청구권은 비록 그 현상형태로서는 소유자의 방해자에 대한 방해제거청구로 나타나나 그 핵심은 그 실현이 방해되고 있는 상태에 대한 소유권의 한 작용으로서 인정되는 말하자면 제2차적인 보호청구권에 다름아니다. 이와 같이 소유권이 보장하는 ‘물적 이익 보호’의 연장선에 있는 권리라는 의미에서 애초부터 급부의 청구를 중심적 내용으로 하여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규율하는 채권과는 그 기본적 지향을 달리한다. 그러므로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자가 그의 소유권을 상실하는 경우에는 이미 이를 인정할 필요가 바로 없게 되어 소멸하는 것이고, 이는 방해가 종료되거나 별개의견이 예로 드는 물건이 소멸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물건이 멸실하면 그에 대한 소유권은 바로 소멸한다. 소유권의 핵심인 ‘지배’는 그 대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대상이 없는 소유권이란 형용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권의 원만한 실현을 위하여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소유권이 없는 이상 물권적 청구권이란 그 존재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는 물건의 멸실과 같이 소유권이 절대적으로 소멸한 경우뿐만 아니라 물건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어 종전의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상실하는 등의 이른바 상대적 소멸의 경우에도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이는 일찍이 대법원 1969. 5. 27. 선고 68다725 전원합의체 판결이 명확하게 판시한 바로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부동산의 소유자가 부실의 소유권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하여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의 소유권등기말소청구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더 이상 소유권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로써 바로 그의 위와 같은 등기말소청구권은 소멸한다. 이러한 등기말소청구권의 당연 소멸은 물권적 청구권이 ‘소유권으로부터 나오는’ 권리, 즉 앞서 본 대로 소유권의 원만한 실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적 권리라는 성질에서부터 자연스럽게 귀결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소유권의 상실로 등기말소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매매계약의 목적물이 멸실되거나 매도인이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매도인이 부담하는 소유권이전 등의 채무가 이행불능이 되어 그가 매수인에게 전보배상을 하여야 하는 등의 법적 책임을 지는 것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등기말소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이 아니라 그 의무의 기초가 상실되어 아예 없어진 것이다. 이는 불법점유자가 소유자에 대하여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다가 그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하여 그가 이제 더 이상 소유자에게 ‘인도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의 소유물반환의무(민법 제213조 참조)가 이제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없어지는 것일 뿐이고, 이를 그 의무의 ‘이행불능’으로 파악하여 무슨 전보배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논의할 여지가 없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이와 같이 채무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채무(민법 제390조) 등의 채무불이행책임은 물권적 청구권의 성질에 반하므로, 그 한도에서 민법 제390조는 물권적 청구권에 준용될 수 없다.
다. 별개의견은 앞서 본 소유권의 이른바 상대적 소멸의 경우와 관련하여, “침해자의 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점유 또는 등기가 이전됨으로 말미암아 결국 그 소유권이 소멸된 경우에는, 그 소유권이 상실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종전 소유자가 소유물에 대한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을 구할 필요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필요는 없다. 소유물에 대한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청구권은 소유권에 기초하여 발생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소유권과는 독립한 청구권으로서 독자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일단 그 청구권이 발생되었다면 그 후에는 반드시 소유권의 소멸과 운명을 같이 한다고 새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침해자로 하여금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여 종전 소유자에게 점유나 등기 명의를 반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그에 대한 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이 물권의 대세적인 성격이나 권리 보호 측면에서 타당할 것이며, 점유 또는 등기 명의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청구권은 소유권이 상실되었을 때 그 효용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위 4. 다. 말미 부분).
그러나 애초부터 소유권이전 등의 채무를 부담하는 매도인에 대하여는 그 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제3자에게 이전된 소유권을 다시 취득하여 이를 매수인에게 이전하도록(민법 제570조 본문 참조) 요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채무가 없이 단지 점유(여기서는 이에 한정하여 논의하기로 한다)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에서 소유자의 인도청구의 상대방이 되었던 것에 불과한 지위에 있다가 그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함으로써 이미 반환청구의 상대방이 아니게 된 사람에 대하여 종전의 소유자가 그 점유를 반환받도록 요구할 근거는 전혀 없다고 할 것이다. 종전의 소유자는 현재의 불법점유자를 상대로 목적물의 인도를 구할 것이고, 이러한 소송의 반복을 피하고 싶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등의 다른 구제수단을 강구하면 족하다.
라. 나아가 별개의견은, 물권이 채권에 비하여 더욱 강력한 권리라고 할 것인데 “채권의 효력으로서도 인정되는 전보배상책임을 물권적 청구권에서 부인한다면, 이는 오히려 물권에 대한 보호를 채권보다 더 소홀히 다루는 셈이 되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1) 그러나 “채권의 효력으로 인정되는 전보배상책임”은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인정되는 것이다.
소유권 기타 물권이 채권에 비하여 더욱 강력한 권리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대세적 효력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소유자는 원칙적으로 누구에 대하여도 자신의 법적 권능을 관철할 수 있고, 소유권의 원만한 실현을 원칙적으로 누구에 대하여도 구할 수 있어서 그 권리를 침해하는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 대하여도 그 방해의 배제 또는 방해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자는 자신의 채권이 원만하게 실현되지 아니하는 때, 즉 채무불이행이 있는 때에도 오로지 채무자에 대하여만 채권의 강제적 실현 및 채무불이행책임을 청구할 수 있으며, 채무자 아닌 제3자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자신의 법적 권능을 관철할 수 없어서 그 권리를 침해하는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제3자에 대하여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방해의 배제 또는 방해의 예방을 청구하거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한편 채권자는 채무자 1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의 채무불이행으로 채권이 원만하게 실현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채무의 강제적 실현(민법 제389조), 손해배상(민법 제390조)·계약해제(민법 제544조 이하) 등의 채무불이행책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법적 권능을 가지는데, 소유자가 실제의 구체적 방해자 1인에 대하여 가지는 법적 권능이 그 채무자에 대한 법적 권능보다 강력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 별개의견이 말하는 대로 귀책사유의 입증이나 소멸시효기간 등의 점에서는 오히려 후자가 더 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여기서의 문제는 다름이 아니라 위와 같이 소유권의 대세적인 권능에 기하여 방해자 누구를 상대로 하여서도 긍정되는 물권적 청구권을 위하여 채무자 1인에 대하여만 인정되는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과 같은 채무불이행 고유의 구제수단을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부정적으로 대답되어야 하고, 물권적 청구권이 소유권의 상실 등으로 소멸한 경우라면 앞에서 설명한 이유에 기하여 원칙으로 돌아가 종전의 소유자는 채권관계의 당사자 아닌 사람에게도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애초 채권관계가 없었던 사람에게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인정되는 특별한 법적 구제수단을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일시적으로 소유권을 객관적으로 침해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는 것만으로 부당하게 엄격한 책임에 처하게 하는 가혹한 결과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책임이 부인되어야 하는 실질적인 이유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 외에 위와 같은 물음이 부정적으로 대답되어야 하는 이유는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마. 이 보충의견은 별개의견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물권적 청구권에 대하여는 채무불이행책임의 한 모습으로서의 이행불능에 관하여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4581 판결 등 이래 인정되어 온 것과 같은 실체법적인 대상청구권은 이행불능을 이유로 하는 전보배상청구권이 부인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부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별개의견은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말소등기청구권에 관하여 인정되어 왔다는 ‘대상청구’, 즉 본래적 급부청구인 말소등기청구 등이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된 경우에 대비하여 손해배상청구 등 금전지급청구를 병합하는 것을 판례가 인정하여 왔다고 한다.
그러나 별개의견이 말하는 것과 같은 이른바 대상청구의 가부는 이 사건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와는 각도를 전혀 달리하여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형태의 청구병합이 소송상 허용되는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 대법원 1975. 7. 22. 선고 75다450 판결 이래 최근의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39013 판결에 이르기까지 판례는 일관하여 이를 단순병합, 즉 현재의 등기 관련 청구와 장래의 금전지급청구의 병합으로 이를 허용하는 태도를 취하여 왔음은 주지하는 대로이다. 그리고 거기서 말하는 ‘이행불능’ 또는 ‘집행불능’으로 인한 금전지급청구권의 구체적인 법적 의미에 대하여는 별로 천착된 바가 없으나, 다수의견의 관점에서 보면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등기말소청구와 그것이 인정 또는 실현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대비한 장래의 청구로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가 위와 같은 단순병합으로 허용되지 아니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별개의견이 다수의견에 의하면 물권적 청구권에 대하여 위와 같이 청구병합형태로서의 ‘대상청구’가 “허용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에는 쉽사리 찬성할 수 없다.
바. 또한 별개의견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원고의 말소등기청구권을 시인하는 판결이 확정되어 그에 관한 기판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그 말소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고는 그 말소등기의 의무를 지고 있으며 나아가 그 확정판결의 집행을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므로, 원고의 소외 1 등에 대한 패소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그 확정판결을 강제집행할 수 없게 됨에 따른 전보배상을 허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고 그 판결의 집행불능 및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부정하게 되면, 이는 기판력에 의하여 차단되어야 할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청구권의 부존재 내지는 소멸을 인정하는 셈이 되어, 민사소송에서의 기판력에 관한 일반 이론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위 4. 바. 참조).
(1) 그러나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피고를 상대로 하여 얻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확고한 판례 및 통설에 따르면 소송법적 효력을 가지는 데 그친다. 그에 의하면, 기판력은 오로지 소송법상으로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고, 실체법상의 권리관계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즉 확정판결은 재판기관의 판단 통일을 위하여 별소에서 법원이 이에 저촉되는 판단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자신의 말소등기청구권을 시인하는 확정판결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말소등기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예를 들면 채권관계에 기한 말소등기청구권으로 변하지 아니함은 물론이다. 또한 채권을 전제로 하여서 말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어떠한 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그 채무 자체의 이행청구와는 그 소송물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앞서의 소송에서 채무의 존재가 소송상으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그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까지 당연히 시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확정판결의 효력은 법원에 대하여 말소등기청구권이 이행불능되었음을 이유로 하여 원고가 민법 제390조에 기한 전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판단하여야 함을 요구하지 아니한다. 그러한 전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은 이 사건 선행소송의 확정판결이 가지는 기판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별개의견은 앞서 다수의견이 “민사소송에서의 기판력에 관한 일반이론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별개의견의 위와 같은 주장이 민사소송에서의 기판력에 관한 일반이론에 배치되는 것이다.
(2) 실질적으로 보아도 별개의견과 같은 주장은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말소등기청구권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인정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인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선행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하였고, 따라서 실체법적으로 보면 소유권에 기하여 피고에 대하여 말소등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이 점을 주장하였다면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승소하지 못하였을 것이다(대법원 1995. 3. 3. 선고 94다7348 판결은 바로 그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그와 같이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탓으로 위와 같은 확정판결이 있었던 것이다(이와 관련하여서 대법원 1991. 4. 12. 선고 90다9872 판결은 “순차 경료된 등기 ··· 의 말소청구소송은 권리관계의 합일적인 확정을 필요로 하는 필요적 공동소송이 아니라 보통공동소송이며, 이와 같은 보통공동소송에서는 공동당사자들 상호간의 공격방어방법의 차이에 따라 모순되는 결론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변론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소송제도 아래서는 부득이한 일로서 판결의 이유모순이나 이유불비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단지 피고에 대하여 등기말소청구권에 관한 확정판결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피고는 그 말소등기의 의무를 지고 있으며 나아가 그 확정판결의 집행을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그 의무가 실체법상으로는 근거 없는 것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소외 1 등에 대한 패소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그 확정판결을 강제집행할 수 없게 됨에 따른 전보배상을 허용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사. 한편 별개의견은 강박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약 또는 제소전화해의 취소로 그 계약에 기하여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사안에 있어서 대법원이 소유권을 기초로 한 말소등기청구권이 ‘이행불능’된 것을 이유로 전보배상을 일관하여 허용하여 왔다고 한다(위 4. 나. 마지막 문단 부분). 그러나 여기서 등기의 원인이 된 계약 등이 강박 등으로 취소된 경우에 말소등기청구는, 만일 종전의 소유자가 그 계약 등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행하였다면 이제 그 소유권의 복귀로 말미암아 물론 소유권에 기하여 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나, 그와는 별도로 ―종전의 소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계약 등에 기하여 행하여진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급부에 관하여 그 취소와 같은 법률상 원인의 소멸로 인하여 그 ‘반환’을 구하는 채권적 성질의 원상회복청구권이 발생한다(한편 대법원 1988. 9. 13. 선고 86다카1332 판결, 대법원 1993. 9. 14. 선고 92다1353 판결 및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다16338 전원합의체 판결 등은 등기말소청구권이 계약 자체에 기하여 채권적 성질을 가지는 권리로서 발생할 수 있음을 정면에서 시인하고 있다). 그리고 별개의견이 드는 재판례들은 별개의견이 말하는 것과는 달리 과연 소유권에 기하여 발생하는 물권적 등기말소청구권에 관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별개의견이 종전의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라고 지칭하는 것은 명확하지 아니하여, 이 판결로 그것을 폐기할 것이 되지 못한다.
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안대희
주심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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