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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관심 판례

제목

강박에 의하여 원고에게 부동산에 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피고가 그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고 취소권의 제척기간 마저 도과하여 버린 후 그 이중양도계약에 기하여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불능케 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 자체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이중양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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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6
내용

강박에 의하여 원고에게 부동산에 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피고가 그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고 취소권의 제척기간 마저 도과하여 버린 후 그 이중양도계약에 기하여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불능케 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 자체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이중양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4736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등] [2003.2.15.(172),495]

 

 

 

 

판시사항

 

 

[1] 법률행위의 성립 과정에서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됨에 불과한 경우, 그 법률행위가 민법 제103조 소정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소극)

 

[2]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의 의미 및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3] 채무불이행의 성립요건인 '위법성'의 의미

 

[4] 강박에 의하여 원고에게 부동산에 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피고가 그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고 취소권의 제척기간 마저 도과하여 버린 후 그 이중양도계약에 기하여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불능케 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 자체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이중양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5]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6] 소송 외에서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가 작성한 감정의견서가 서증으로 제출된 경우, 법원이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

 

[7]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의 확정에 있어서 과실상계 사유의 유무와 정도의 판단 방법 및 과실상계사유에 대한 사실인정과 비율확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적극)

 

[8]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 및 매매 목적 부동산에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등기가 기입된 경우, 그 매매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나, 이상의 각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단지 법률행위의 성립과정에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된 데에 불과한 때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나 의사의 흠결을 이유로 효력을 논의할 수는 있을지언정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2]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하여도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다만 그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4] 강박에 의하여 원고에게 부동산에 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피고가 그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고 취소권의 제척기간 마저 도과하여 버린 후 그 이중양도계약에 기하여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불능케 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증여계약 자체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이중양도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5] 기판력이라 함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6] 감정의견이 소송법상 감정인 신문이나 감정의 촉탁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소송 외에서 전문적인 학식 경험이 있는 자가 작성한 감정의견을 기재한 서면이라 하더라도 그 서면이 서증으로 제출되었을 때 법원이 이를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할 수 있다.

 

[7]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의 과실상계 사유의 유무와 정도는 개별 사례에서 문제된 계약의 체결 및 이행 경위와 당사자 쌍방의 잘못을 비교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 때에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8]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 상태에 돌아간 때로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고,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의 등기가 기입되었다 할지라도, 이는 단지 그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는 것일 뿐 그것에 의하여 곧바로 부동산 위에 어떤 지배관계가 생겨서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타에 처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하겠으므로, 그 가처분등기로 인하여 바로 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는 등 사회거래의 통념에 비추어 계약의 이행이 극히 곤란한 사정이 발생하는 때에 비로소 이행불능으로 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3, 110/ [2] 민법 제107, 110/ [3] 민법 제390/ [4] 민법 제110, 146, 390/ [5] 민사소송법 제216/ [6] 민사소송법 제202, 340, 341/ [7] 민법 제396/ [8] 민법 제166, 390, 568, 민사집행법 제300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7719 판결(1993, 242), 대법원 1999. 7. 23. 선고 9621706 판결(1999, 1705), 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21509 판결(2002, 2428) /[2] 대법원 1993. 7. 16. 선고 9241528, 41535 판결(1993, 2283) /[5]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46114 판결(1995, 1728),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25785 판결(2000, 174), 대법원 2000. 6. 9. 선고 9818155 판결(2000, 1591),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41349 판결(2001, 444) /[6] 대법원 1965. 10. 26. 선고 651660 판결(13-2, 211),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44674 판결(1992, 1543), 대법원 1999. 7. 13. 선고 9757979 판결(1999, 1609) /[7] 대법원 1999. 5. 25. 선고 9856416 판결(1999, 1249), 대법원 2000. 6. 13. 선고 9835389 판결(2000, 1643),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38718, 38725 판결(2001, 137),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017810 판결(2002, 1926) /[8] 대법원 1973. 10. 10. 선고 722600 판결,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20163 판결(1993, 1859),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20163 판결(1993, 1859), 대법원 1999. 7. 9. 선고 9813754, 13761 판결(1999, 1579)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황주명 외 2)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피고 1 1(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김광년 외 4)

피고,피상고인

조규창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윤수)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7. 18. 선고 9943006 판결

 

주문

 

각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

 

. 원심 판시 별지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은 원래 망 소외 1의 소유이었는데, 소외 11983. 11. 11. 사망하여 장남 피고 1, 차남 피고 2가 각 4/11 지분, 출가녀들인 장녀 소외 2, 2녀 소외 3, 3녀 원고가 각 1/11 지분 비율로 공동재산상속인이 되었다.

 

. 소외 1의 남편인 망 소외 4는 소외 1보다 앞선 1983. 8. 21. 사망하였는데, 상속재산으로 망 소외 1은 이 사건 각 부동산 외에 주택 1, 망 소외 4는 아파트 1채와 임야 및 답 각 1필지를 남겼다(이하 위 부동산들을 총칭하여 '상속부동산들'이라 한다).

 

. 재미교포인 피고 1, 21984. 5. 14.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비롯한 위 상속부동산들에 대한 자신들의 각 상속지분을 원고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의 재산상속포기서를 작성한 다음 공증사무소에서 인증을 받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 피고 1, 2는 위 재산상속포기서를 작성해 주고 나서 같은 날 바로 평소 법률 자문을 받아 오던 변호사와 상담을 한 후 그의 제안으로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던 피고 조규창에게 위 상속부동산들에 대한 자신들의 상속지분 전부를 매매대금 6억 원에 매도하기로 구두로 합의한 다음,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와 내용으로 1984. 6. 11. 그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 피고 조규창은 피고 1, 2와 상속부동산들 중 위 피고들의 상속지분에 관한 이전등기를 판결에 기하여 넘겨가기로 합의하고, 1989.경 피고 1, 2를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위 상속부동산들 중 피고 1, 2의 각 상속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89. 6. 28. 의제자백에 의한 전부승소판결을 선고받고, 1989. 7. 21.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결정을 받아 그 가처분기입등기를 경료하면서 피고 1, 2를 대위하여 위 피고들을 비롯한 소외 1의 재산상속인들 명의로 1989. 7. 24. 재산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사건의 확정판결에 기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피고 1, 2의 각 상속지분에 관하여 1990. 8. 29. 피고 조규창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 그런데 피고 조규창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제소 및 가처분신청을 하면서 출가녀인 소외 3을 동일가적 내에 있는 것으로 오인하여 상속지분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피고 1, 2 및 소외 3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각 4/14 지분, 소외 2와 원고는 각 1/14 지분을 상속한 것처럼 상속등기가 되었고, 피고 조규창 앞으로 피고 1, 2의 실제 상속지분을 합한 8/11 지분이 아니라 등기부상 표시된 지분을 합한 8/14 지분에 관하여서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 원고는 1991.경 피고들을 공동피고로 하여 피고 1, 2와 피고 조규창 사이의 위 상속부동산들에 관한 매매가 가장매매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1, 2에 대하여는 위 1984. 5. 14. 증여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피고 조규창에 대하여는 피고 1, 2를 대위하여 피고 조규창 명의의 위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각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원고 역시 착오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상속등기가 경료된 각 4/14 지분이 피고 1, 2의 각 상속지분 전부라고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하여만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였다.

 

. 위 소송의 제1심에서 원고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이 취소되고 원고의 청구가 인용되었다가, 그 상고심에서 항소심판결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환송 후 항소심에서 1995. 1. 24. 피고 조규창에 대하여는, 피고 1, 2와 피고 조규창 사이의 매매가 가장매매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확정판결에 의하여 경료된 피고 조규창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구하는 것이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고, 피고 1, 2에 대하여는 피고 1 등은 위 증여약정에 따라 이전등기를 해 줄 의무가 있는데, 위 증여약정이 원고의 강박에 의한 것이므로 취소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나 그 취소의 의사표시 이전에 취소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취소권은 이미 소멸되었고, 다만 피고 1 등의 원고에 대한 위 증여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각 상속지분에 관하여 피고 조규창에게 먼저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관하여 원고의 상고포기로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각 4/14 지분에 관하여 등기의 이전 및 말소를 청구한 위 일련의 소송을 전소송'이라 한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 1, 2는 원고에게 위 증여약정을 하고서도 그 증여 목적물을 피고 조규창에게 이중양도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8/14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하여 줌으로써 위 지분에 관한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불능에 빠지게 하는 배임행위를 저질렀고, 피고 조규창은 피고 1, 2의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그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1) 피고 1은 소외4가 사망한 후 위 상속부동산들의 등기권리증, 주식, 예금통장 등이 보관되어 있던 금고를 관리하면서 주식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찾아 환전한 9$ 이상의 미화를 외국환관리법 소정의 적법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미국으로 밀반출한 사실, (2) 피고 1, 2는 소외 1의 사망 후 다시 귀국하여 1984. 5. 10. 위 상속부동산들에 관하여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이 상속하는 것으로 상속세신고를 한 사실, (3) 이에 평소 위 상속부동산들을 자신이 단독상속할 것으로 기대하여 왔던 원고와 그 남편인 소외 51984. 5. 12. 저녁부터 같은 달 14. 아침까지 피고 1에게 전화를 걸어 원래 같은 달 13.로 예정되어 있던 피고 1, 2의 출국을 막으면서 위 피고들이 그들의 상속지분을 포기하지 않으면 피고 1의 외화밀반출 사실을 사직당국에 고발하겠으며 그럴 경우 피고 1은 미국에 돌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장 구속되어 몇 년간 구금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끈질기게 협박한 사실, (4) 피고 11978.경부터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피고 2는 어릴 적에 숙부인 소외 6의 양자로 들어갔기 때문에 생가의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별 관심이 없고 그 상속분의 처리에 대하여는 형인 피고 1의 의사를 따르기로 한 상태에 있었는데, 원고 부부로부터 이러한 협박을 받고 겁을 먹은 나머지 위 피고들은 1984. 5. 14. 10:00경 원고 부부가 제시하는 위 재산상속포기서에 날인을 하고 인근 법률사무소에서 공증을 받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해 준 사실(이하 '이 사건 증여약정'이라 한다), (5) 피고 1은 위 재산상속포기서를 작성하고 나서 바로 평소 법적 자문을 구하여 오던 변호사를 찾아가 원고의 협박에 의하여 위와 같이 재산상속포기서를 작성하게 되었다면서 그 사후 대책을 상의하였고, 위 변호사로부터 이 사건 증여약정은 원고의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취소할 수 있으므로, 위 상속부동산들 중 피고 1, 2의 각 상속지분을 타에 처분하여 먼저 등기를 경료하는 방법으로 재산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한 후에 취소권을 행사하자는 법적 자문을 받고, 위 변호사의 중개로 이와 같은 사정을 알게 된 피고 조규창에게 피고 1, 2의 상속지분을 잠정적으로 금 6억 원에 매도하기로 구두합의하게 되었으며, 이후 앞서 본 바와 같이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1, 2는 피고 조규창에 대한 이중양도 당시 수증자인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증여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이라는 증여자로서의 임무에 위배한다는 인식, 즉 배임행위의 범의는 전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피고들의 이중양도 행위는 위법성을 지닌다고 볼 수 없고, 피고 조규창으로서도 매수 당시 피고 1, 2의 취소권 행사에 의하여 이 사건 증여약정의 효력이 소멸될 것이라는 것을 믿고 매수한 것일 뿐이지 위법한 배임행위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내세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증여약정이 원고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피고들은 취소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 사건 증여약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런 상태에서 피고 1, 2가 위 증여약정이 자신들의 의사표시만으로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후일에 이를 취소할 것을 전제로 자신들의 상속지분을 피고 조규창에게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어떤 사정으로 제척기간 내에 취소하지 못한 채 이를 경과한 것 뿐이라면, 위 피고들에게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도 할 수 없어 그와 같은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그렇다면 피고 조규창도 배임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는 다소 적절하지 아니하나 피고들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와 같이 사실오인에 기인한 민법 제110조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법리오해, 이유불비, 이중양도의 배임성에 대한 법리오해,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배임행위에의 적극가담에 관한 법리오해, 민법상 무효와 취소의 준별을 혼동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 1,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의 피고 1, 2에 대한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피고 1, 2와 원고 사이의 이 사건 증여약정이 무효이거나 적법히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위 피고들은 위 증여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자신들의 상속지분에 관하여 지분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위 피고들이 자신들의 상속지분을 피고 조규창에게 이중양도하고 각 4/14 지분씩의 상속분에 관하여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그 부분에 관하여 위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었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손해를 전보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증여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거나, 비진의의사표시로서 민법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다, 위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은 정당방위, 긴급피난 또는 자구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원고의 이 사건 증여약정에 따른 권리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이 사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 위 피고들은 1987. 초경에 이 사건 증여약정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증여약정의 효력은 소멸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위 피고들에 대한 채무불이행 책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관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를 모두 이유 없다고 배척하였다.

 

. 1점에 대하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나, 이상의 각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단지 법률행위의 성립과정에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된 데에 불과한 때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나 의사의 흠결을 이유로 효력을 논의할 수는 있을지언정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9. 7. 23. 선고 962170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증여약정이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민법 제103조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들은 이 사건 증여약정 자체가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증여약정에 근거하여 채무불이행 책임을 추궁하는 것도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은 이에 관한 명시적 판단을 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증여약정이 유효한 이상 그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민법 제103조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고, 이 사건 증여약정 자체가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위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것이다.

 

위 피고들이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적절한 선례가 될 수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 2점에 대하여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하여도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3. 7. 16. 선고 9241528, 41535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위 피고들의 이 사건 증여의 의사표시가 비진의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고 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비진의의사표시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3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다만 그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 사건에서 위 피고들이 원고의 강박에 의하여 행한 이 사건 증여약정의 효력발생을 방지하거나 그 증여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위 피고들로서는 강박의 상태가 끝난 후 원고에 대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것만으로 위 증여약정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를 상대로 증여약정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등 각종 쟁송의 방법으로 자신들의 법적 지위를 보전할 수 있었다.), 위 피고들의 양도행위가 정당방위, 긴급피난, 자구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서 다소 미흡하나 위법성조각을 인정하지 아니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채무불이행의 위법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4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강박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증여약정에 기하여 그 권리를 행사함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를 허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위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증여약정이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그에 기한 원고의 권리행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이 사건 증여약정이 이루어진 경위와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하게 된 경위 등을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5점에 대하여

 

기판력이라 함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4134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위 피고들을 상대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위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에 있어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을 원인으로 한 전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확정된 전소송의 소송물인 지분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존부는 그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전소송에서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인 이행불능을 사유로 하는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부존재가 이 사건 전보배상청구권의 판단의 선결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던바, 위 법리를 전제로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기판력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6점에 대하여

 

원심은, 1987. 초경에 원고가 이 사건 증여약정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증여약정은 무효가 되었다는 위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믿기 어렵고, 위 증거들 이외에 위 피고들이 내세우는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이 사건 증여약정의 취소권의 제척기간 내에 위 피고들이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던바, 관련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증거취사를 잘못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7점에 대하여

 

감정의견이 소송법상 감정인 신문이나 감정의 촉탁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소송 외에서 전문적인 학식 경험이 있는 자가 작성한 감정의견을 기재한 서면이라 하더라도 그 서면이 서증으로 제출되었을 때 법원이 이를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할 수 있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9. 7. 13. 선고 9757979 판결),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갑 제12호증의 감정평가서를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무 이행불능시의 가액 산정자료로 채택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8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의 과실상계 사유의 유무와 정도는 개별 사례에서 문제된 계약의 체결 및 이행 경위와 당사자 쌍방의 잘못을 비교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 때에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2000. 6. 13. 선고 983538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살펴보면, 원심의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 및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 9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 상태에 돌아간 때로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73. 10. 10. 선고 722600 판결 참조),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의 등기가 기입되었다 할지라도, 이는 단지 그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는 것일 뿐 그것에 의하여 곧바로 부동산 위에 어떤 지배관계가 생겨서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타에 처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하겠으므로, 그 가처분등기로 인하여 바로 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는 등 사회거래의 통념에 비추어 계약의 이행이 극히 곤란한 사정이 발생하는 때에 비로소 이행불능으로 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20613 판결, 1999. 7. 9. 선고 9813754, 1376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증여약정에 기한 위 피고들의 지분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채무는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위 피고들의 지분에 관하여 그 처분금지가처분 기입등기가 된 때가 아니라 피고 조규창에게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1990. 8. 29. 이행불능으로 된 것으로 보고, 그 후 원고가 예비적 청구원인으로서 이 사건 전보배상청구를 추가하는 원심 1999. 11. 8.자 준비서면이 위 피고들에게 송달된 때까지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시효소멸에 관한 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각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조무제

 

 

 

대법관

 

강신욱

 

 

주심

 

대법관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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