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상해사망/의료사고/업무상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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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산소성뇌손상 재해추정 인정사례,울산지법 2012-8-22. 선고 2011구합208 판결 (최초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작성일
-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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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넘어진 후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사망한 중국 동포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울산지법 2012-8-22. 선고 2011구합208 판결 (최초요양불승인처분취소)
판시사항
재판요지
공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넘어진 후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사망한 중국 동포 근로자에 대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요양불승인처분에 대하여 사고 직후에 망인이 의식을 잃은 사정에 비추어 작업 중 사고로 인한 외상성쇼크에 의하여 심장마비 또는 호흡마비가 유발되어 외상성 뇌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 사례
당사자
【원 고】 망 찐○○○(Jin ********)의 소송수계인 김○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2. 7. 25.
주문
1. 피고가 2010. 12. 9. 원고에 대하여 한 최초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찐○○○(Jin ********)는 2010. 8. 10. ○○산업(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일용직으로 입사하여 철판이나 철근 등 용접부위를 그라인더로 표면을 매끈하게 하는 연삭작업을 수행하던 중, 같은 달 13. 11:00경 그라인더가 반동에 의해 튕겨 나가면서 허벅지를 강타하여 그 충격으로 뒤로 물러나다 넘어진 바 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그리고 찐○○○는 2010. 8. 20. 울산 소재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검진을 한 결과 ‘저산소 뇌손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 찐○○○는 2010. 9. 6.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0. 12. 9. ‘이 사건 상병은 뚜렷한 기질적 병변을 찾기 어렵고 외상에 의한 뇌손상이 없는 원인불명의 저산소 뇌손상으로 재해경위 및 작업 내용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찐○○○는 2010. 10. 24. 사망하였고(이하 ‘망인’이라 한다) 2012.경 망인의 자녀인 김○가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한여름에 강한 열에 노출되는 연삭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끝에 쇼크로 의식을 잃은 후 오랫동안 혼수상태로 있게 된 결과 호흡곤란이 발생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에 이른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또 설령 망인의 기존 질환인 고혈압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업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쇼크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자연경과적 진행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유발되었으므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내용 및 근무환경
가) 망인은 중국 국적으로 한국에 온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소외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건축현장이나 소방현장에서 보조작업이나 물건을 옮기는 등의 잡일을 하였고, 2010. 8. 10.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08:00부터 18:00까지 근무하면서 앞서 보았듯이 철판이나 철근 등의 용접부위를 그라인더로 매끈하게 하는 연삭작업을 하여 왔으며, 4일째 되는 날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나) 이 사건 사고 후 망인의 의식이 없자 소외 회사의 사업주가 망인에 대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으나 의식이 회복되지 않았으며, 망인은 그런 상태에서 119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되었다가 ○○병원을 거쳐 2010. 8. 20. 울산대학교병원에 이송되었다.
2) 망인의 건강상태 등
가) 망인의 키는 178cm, 몸무게는 75kg이고 이 사건 사고 발생 2년 전부터 혈압이 높은 상태였다.
나) 망인은 이 사건 사고일부터 4년 전 중국에서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았고 간헐적으로 두통이 있어 진통제를 복용하였다.
다) 망인은 약 15년 동안 하루에 반갑 정도씩의 흡연을 하였고, 약 20년 동안 이삼일에 한 번씩 소주 반병 정도를 마셨다.
3) 의학적 소견
가) 망인의 주치의
(1) ○○○○병원
망인은 2010. 8. 13.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원인은 알 수 없었으며 전기감전된 부위는 없었음
(2) ○○병원 신경외과 의사 신○○
내원 당시 수상부위는 왼쪽 허벅지 부위의 깊은 상처. 갑작스런 의식소실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실시한 척수액 검사, MRI검사, 뇌파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 없었음. MRI상 환자의식에 관련된 이상소견은 없었고 의식 소실에 대한 원인 찾기 위한 검사상 심초음파, 복부, 흉부 CT 등에서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음.
(3) 의료법인 ○○의료재단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망인은 2010. 8. 20. 13:05 ○○병원에 구급차를 이용하여 전원해왔고 뇌경색이나 뇌출혈(cerebral infarct or hemorrhage), 간질 지속상태(status epilepticus), 중추신경계 감염(CNS infection) 등 감별진단(r/o) 위해 뇌CT, MRI, 뇌파검사(EEG), 대장내시경(CFS study), 심전도검사(echo) 등 시행하였으나 특이소견 발견하지 못함. 내원 당시 임상병리실(lab)에서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 소견 있었고 다리에 열린 상처(open wound)가 있었음. 가슴CT에서 특이소견 없었음. 항생제, 항경력제 투여하면서 인공호흡기(ventilator), 중환자실 관리(ICU care) 시행하였으나 의식호전은 없었고 망인과 보호자가 본원으로 전원을 원하여 응급실 내원.
(4) 울산대학교병원 의사 여○○
저산소뇌손상의 일반적인 발병원인은 뇌에 혈류나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 물에 빠졌거나 간질발작, 호흡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있음. MRI를 시행하였으나 저산소증을 확진하기 위한 검사는 없음. 본원에서 시행한 MRI 상으로는 두부의 외상성 뇌출혈 등 외상흔, 자발성뇌출혈, 뇌경색 이상 소견은 발견할 수 없었음. 이 사건 사고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에 대하여는 정확한 확인을 할 수 없음.
(5) 울산대학교병원 의사 성○○
- 병명 : 허혈성 뇌손상(의증), 혈중 산소 감소로 인한 뇌손상(hypoxic braininjuy), 사지마비(quadriparesis)
- 망인이 호소한 증상(chief complaint) : 섬망(impaired cognition), 양 상하지의 약화현상(both upper&lower extremity weakness)
- 현재 증상(present illness) : 혈압이 높다는 얘기 들었으나 치료하지 않고 지냈고 실외보행(community ambulation), 일상생활과 이동을 독립적으로(ADL&transfer independent) 하였던 자로 2010. 8. 13. 작업장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하여 심폐소생술(CPCR) 시행 후 ○○병원에 내원하여 기관 내 삽관(intubation) 시행 후 특수치료시설 치료(ICU care) 받음. 타병원 내원 당시 혼수상태(comatous mentality), 도수근력검사{MMT(Z/Z)} 체크됨. 2010. 8. 20. 추가적 평가(further evaluation) 및 치료(management)를 위하여 본원으로 전원됨. 응급실 내원 당시 혼미함(stupormentality), MMT(Rt/Lt : Z/Z) 확인(check)됨. 뇌 MRI&CT에서 혈중 산소 감소로 인한 뇌손상 소견 외 특이소견 보이지 않음. 본원 신경외과(NS)로 입원하여 외과계 중환자실 치료(ERICU care) 받음. 2010. 9. 6. 일반병동(general ward)으로 전동됨. 2010. 9. 20. 상태(mentality) 호전 보여 명료(alert)해짐. 2010. 9. 27. 섬망(impaired cognition) 및 양 상하지의 약화현상(both upper&lower extremity weakness)을 비롯한 포괄적인 재활치료 위하여 본과 전과됨.
- 과거력(past medical history) : 심근경색(HTN)/당뇨(DM)/간염(hepatitis)/결핵(pul. Tbc)(+/-/-/-) : 2년 전부터 혈압이 높다는 얘기 들었으나 치료 받지 않음. 수술력(OP Hx) : 4YA, 하지정맥류 수술(중국), 3YA, 쇄골골절 수술(지역 병원){clavicle Fx. OP(local clinic)}
나) 피고 자문의
(1) 자문의1 : 2010. 8. 13. 촬영한 두부 CT에서는 두개강 내 혹은 뇌실질에는 외상으로 인한 방사선학적 소견은 없고 대뇌반구의 두정부에는 노인성 뇌위축 소견은 인지되나 대뇌반구의 전반적인 상태에서는 뇌위축 소견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며, 대뇌반구에서는 전반적으로 뇌부종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을 나타내고 있음. 그런즉 망인의 의식저하 등을 감안한다면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의 소견은 없더라도 원인불명의 호흡부전으로 인한 뇌조직의 미만성 뇌손상의 소견으로 평가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합리적일 것임. 그러나 2010. 8. 14. 및 2010. 8. 20. 촬영한 두부-뇌 MRI에서는 호흡부전으로 인한 명확한 뇌손상의 음영은 없는 것으로 평가됨.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망인의 사고 후의 의식장해 자체만을 고려할 때 비록 두부외상으로 인한 명확한 의학적 소견은 없더라도 방사선학적 소견상 연령에 비하여 일부 뇌조직에 뇌위축 소견이 관찰되지만 전반적으로 뇌위축 소견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부분적인 저산소 뇌손상이 있었을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합리적임.
(2) 자문의2 : 2010. 8. 14., 2010. 8. 20. 두부 MRI에서 뇌부종 및 국소 뇌허혈은 관찰되지만, 저산소 뇌손상의 전형적인 소견은 아님.
(3) 울산△△병원 의사 구○○
병명 : 사지마비, 달리 분류되지 않은 무산소성 뇌 손상, 달리 분류되지 않은 신경성 배변, 상세불명의 방광의 신경근육 기능장애, 삼킴곤란, 기타 및 상세불명의 보행 및 이동의 이상, 기타 및 상세불명의 인지기능 및 각성에 관한 증상 및 징후로 2010. 10. 28.부터 2010. 11. 8.까지 12일 동안 입원. 혈중 산소 감소의 뇌손상(hypoxic brain injury)으로 인한 사지마비(quadriparesis) 환자로 울산대학교병원에서 2010. 10. 28. 응급실을 통하여 전원 온 후 심한 초조(agitation)와 medical management 위주로 치료하다가 재활치료를 점차 늘려갈 즈음인 2010. 11. 8. 가족이 원하여 급히 전원 갈 때까지 입원재활치료를 받았음.
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필름감정촉탁결과
- 송부된 자료에 의하면 의식은 명료하지만 인지 및 언어 기능의 장애가 심한 편이며, 양측 상하지의 근력 저하로 독립생활에 장애 있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음. 따라서 이를 종합해 보면 중 정도 이상의 광범위한 뇌손상이 의심됨. 이는 송부된 뇌영상에서는 자명하지는 않음.
- ‘저산소 뇌손상’은 일반적으로 심근경색, 심부정맥, 과다출혈, 균혈증 쇼크, 외상성 쇼크, 익사, 교사, 토사, 음식물, 이물질에 의한 기도 폐색, 종양 또는 출혈에 의한 기관지 압박, 일산화탄소 중독, 호흡근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에 의한 호흡마비, 연수질환, 마취제에 의한 호흡 마비 등의 원인에 의해 뇌에 공급되는 산소 부족으로 인하여 발생함.
- 일반적으로 고혈압 자체는 저산소 뇌손상의 원인으로 보기 어려움. 어떠한 원인이라도 호흡 정지와 심장의 정지가 있었다면 이로 인한 의식의 저하와 함께 저산소 뇌손상이 올 개연성은 있음. 환자나 주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을 심장 질환이나,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기도 흡인 등이 있어 심장마비 또는 호흡마비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추측일 뿐이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음.
- 망인이 의식을 잃은 원인은 불분명함. 즉 의식 소실은 심장과 폐의 일시적인 기능 저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심장과 폐의 기능저하가 발생한 원인이 미상임.
- 주어진 정보를 종합했을 때 열악한 작업환경과 급작스러운 충격이 촉발 요인이 되어(직접 요인으로 보기는 어려움) 심폐기능의 일시적 이상으로 인한 저산소 뇌손상의 가능성을 추측해볼 수 있음.
라)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 저산소성 뇌손상이란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부족으로 뇌의 대사과정 중에 젖산이 축적되어 뇌조직에 손상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질식, 일산화탄소 중독, 호흡근육의 마비를 일으키는 각종 질환, 심근경색, 대량출혈, 패혈성 쇼크, 순환부전 등의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게 되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함.
- 이 사건 사고 직후 촬영한 CT 및 MRI 검사에서 뚜렷하게 사고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이나 자발성 뇌출혈, 뇌경색 등의 소견은 확인되지 않음.
- 2010. 8. 14., 2010. 10. 11 촬영한 MRI의 비교 시 뇌실(뇌조직 내에 뇌척수액이 있는 공간)의 크기가 뚜렷하게 차이가 나고 이는 사고 이후에 뇌전반에 걸쳐서 뇌위축이 명확하게 진행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고, 이러한 뇌위축의 원인으로 출혈성 뇌병변이나 감염성 뇌병변이 없었던 경우라면 저산소성 뇌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됨(울산○○병원에서 시행한 검사에서는 뇌출혈이나 감염성 뇌병변의 소견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됨). 저산소성 뇌손상이 아닌 일반적인 뇌경색증이나 국소 뇌질환의 경우 전반적인 뇌위축이 동반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됨.
- 흡연은 심장과 순환계 및 호흡기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특히 심장과 순환기계에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과 같은 급격한 순환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음. 관리되지 않은 고혈압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도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위험인자이고 급성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음.
- 심혈관계 질환에 취약한 상태에 있던 망인에게 원인불명의 심근경색이 발병하여 이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망인의 심장초음파 판독소견(울산동강병원 2010. 8. 16. 시행)에서 명확한 심근경색증의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음.
- 망인이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이 작업 중이던 그라인더가 반동에 의해 튕겨나면서 허벅지에 1차 상해를 받고 2차로 뒤로 물러나다 넘어진 후 의식이 없어진 것임을 고려하면, 의식소실은 작업 중 발생한 신체적 외상이 선행 원인이 되어 일어난 것이므로 작업 중의 외상과 의식소실과의 관련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개인질환으로 인한 자연경과적 악화만으로 의식소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인정근거] 갑 제5호증, 을 제3.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대한의사협회장의 필름감정결과, 이 법원의 울산광역시 중부소방서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울산중부지사장, 의료법인 ○○의료재단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필름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후에 망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고 그 상병은 망인이 연삭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쇼크에 의하여 촉발되었다고 추단함이 합리적이다.
가) 앞서 보았듯이 망인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끝에 의식을 잃었던 점, 앞서 본 망인에 대한 각종 검사 상 나타난 뇌 부위의 상태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후에 망인에게 이 사건 상병(저산소 뇌손상)이 발병하였다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상병은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부족으로 뇌의 대사과정 중에 젖산이 축적되어 뇌조직에 손상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외상성 쇼크 등으로 인하여 일시적 호흡정지와 심장정지가 있으면 의식저하와 함께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망인의 경우 이 사건 사고 시에 그라인더가 반동에 의해 튕겨나가면서 허벅지를 강타하고 그 충격으로 뒤로 물러나다 넘어진 끝에 의식을 잃었는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외상성 쇼크에 의하여 심장마비 또는 호흡마비가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양산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필름감정촉탁결과,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나) 망인이 이 사건 사고 2년 전부터 혈압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을 복용하는 등의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하여는 원.피고 사이에 다툼이 있으나, 망인이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혈압 자체는 저산소 뇌손상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양산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필름감정촉탁결과), 나아가 관리되지 않은 고혈압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나타난 급성 심혈관계 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나 망인에게서 심근경색증의 소견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이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계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
망을 말한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진폐증은 제외한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제34조 제3항 관련)
1.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
가. 근로자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인으로 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
혈, 뇌경색, 심근경색증, 해리성 대동맥류가 발병된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
로 본다. 다만, 그 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1)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
2)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
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
3)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
한 업무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
는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
나. 가목에 열거되지 않은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의 경우에도 그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시간적·의학적으로 명백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다. 가목 및 나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 여부의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따로 고시한다.
관여법관
판사 홍성주(재판장), 임효량, 권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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