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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자살보험금과 소멸시효, 공무상재해 및 상해사망보험금]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09713 판결 [보험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6.25
첨부파일0
조회수
367
내용

[공무원자살보험금과 소멸시효, 공무상재해 및 상해사망보험금]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209713 판결 [보험금]

 

 

 

사 건

2018209713 보험금

원고, 피상고인

A

피고, 상고인

B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17. 선고 201724976 판결

판결선고

2021. 1. 1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고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인 2015. 7. 9., 즉 원고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C(D , 2009. 11. 29. 사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사망에 관한 유족보상금 지급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의 상고심 판결이 선고된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보아, 이 사건 소는 그때로부터 불과 약 10개월 남짓 후인 2016. 6. 6.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보험금 청구권은 2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 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15865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21222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구 상법(2014. 3. 11. 법률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662조는 보험금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라고 규정한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를 수밖에 없다. 보험금 청구권은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에 지나지 아니할 뿐 보험사고의 발생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권리로 확정되어 그때부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한편,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보험금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도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보험금 청구권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하고 소멸시효 제도의 존재 이유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 청구권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19624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34693 판결 등 참조).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와 망인은 부부 사이이다.

 

2) 망인은 피보험자를 망인으로, 사망시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하여 재해사망 특약이 포함된 2건의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피고와 체결하였다.

 

1999. 3. 23. 체결한 보험계약의 재해사망 특약 보험가입금액은 12,000만 원이고, 2007. 3. 29. 체결한 보험계약의 재해사망 특약 보험가입금액은 3,000만 원이다. 위 각 보험계약의 재해사망 특약 약관에는, 재해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에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할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정해져 있다.

 

3) 망인은 E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는데, 2009. 10.경 원고에게 업무량이 과도하여 힘들다는 점을 토로하였고, 불면증을 겪었으며, 2009. 11. 5. 특별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등 직장 내의 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었고, 2009. 11. 중순경부터는 불면증이 심해져 아예 잠을 자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는 수차례 망인에게 휴가를 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였는데, 망인은 할 일이 많다면서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는 2009. 11. 25. 망인에게 강하게 요청하여 망인과 함께 한의원에 갔는데, 한의사는 망인이 불면증,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원고는 2009. 11. 27. 망인에게 2~3일 정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기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그로부터 이틀 후인 2009. 11. 29. 05:32경 아파트 고층에 위치한 본인의 주거지에서 뛰어내려 추락에 의한다발성 손상을 원인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망사고'라 한다).

 

4) 사망 당시 망인이 입고 있던 바지 주머니에서 유서가 발견되었다. 그 내용은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로 죽는다는 취지이다.

 

5) 경찰은 2009. 12. 21.경 내사 결과, 망인이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살하였고 달리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하였다.

 

6) 원고는 2009. 12. 24.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09. 12. 30.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일반사망보험금은 지급하였지만, 재해사망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7) 원고는 2010. 4. 14. '망인이 공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렸고 이로 인하여 자살을 감행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유족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0. 5. 31. '망인이 기질적 소인에 의하여 스스로 자살을 결의하였으므로 공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의 지급을 거부하였다.

 

8) 이에 원고는 2011. 1. 28.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 지급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그 소송의 제1(서울행정법원 2011구합3272)에서는 2012. 7. 20. 패소판결을 선고받았지만, 그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27505)에서는 '망인이 극심한 공무상의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한 중증의 우울장애로 인하여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으므로,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3. 12. 19.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이에 공무원연금공단이 불복하여 상고하였지만, 상고심(대법원 20141901)2015. 7. 9.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9) 원고는 2015. 8. 5.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재해사망보험금 합계 15,000만 원(= 12,000만 원 + 3,0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사망사고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로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재해사망 특약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망인의 사망일로부터 2년 이상이 경과되어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위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10) 원고는 2016. 6. 6. 이 사건 보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의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 즉 망인이 사망한 2009. 11. 29.부터 진행한다고 할 것이고,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로서 망인이 자살하기 전에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망인이 사망할 당시 남긴 유서를 통하여 망인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살하였다는 등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그 당시 망인이 정신질환 등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2) 원고는 망인의 사망 후 1개월이 경과하기 전인 2009. 12. 24.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하였을 뿐 재해사망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3) 원고는 2010. 4. 14.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사망한 것이 아니라 공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원연금법상의 유족보상금을 신청하였는데 거부되자, 2011. 1. 28. 그 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4) 그런데 원고가 망인의 사망 후 피고를 상대로는 이 사건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법률상의 장애 사유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5) 비록 공무원연금공단이 2010. 5. 31. '망인이 공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유족보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이에 따라 원고가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에서는 패소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2015. 7. 9.에야 비로소 그 상고심 판결이 선고되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 점, 피고는 망인의 사망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로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보험사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청구를 거부해 온 점 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점들만으로는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2015. 7. 9.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은 보험사고의 발생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과실 없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보험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산점을 보험사고 발생일(망인의 사망일)이 아닌 관련 행정소송의 상고심 판결 선고일인 2015. 7. 9.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http://insclaim.co.kr/21/8635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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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박정화

 

 

주심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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