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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 상해사망보험금 사망원인 군인자살 관심병사 군대부적응 군대스트레스 병사 폭력 구타 판례 1049]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10가합175 판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5.02
첨부파일0
조회수
154
내용

[자살보험금 상해사망보험금 사망원인 군인자살 관심병사 군대부적응 군대스트레스 병사 폭력 구타 판례 1049]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10가합17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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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0. 선고 2010가합175 판결 [손해배상(기)]
원 고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나래 담당변호사 이재정)  

피 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0. 9. 10.

주 문

1.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28,171,503원, 원고 3, 4에게 각 2,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1. 2. 3.부터 2010. 9. 10.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셈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122,993,404원, 원고 3, 4에게 각 2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1. 2. 3.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셈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등

⑴ 망 소외 3(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1970. 2. 22.생으로 1988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입학하여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산하 한국외대 총학생회 간부로 활동하다가 1990. 11. 19. 육군에 입대하였다. 망인은 신병훈련을 마친 다음 1991. 1. 25. 육군 보병 제1사단 제11연대 제13중대 제1소대(이하 ‘이 사건 부대’라고 한다.)의 화기분대 소총수로 배치되었다.

⑵ 원고 1, 2는 망인의 부모이고, 원고 3, 4는 망인의 형제자매이다.

나. 선임병들의 망인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

⑴ 이 사건 부대는 내무생활을 위해 바닥조, 군화조, 침상조, 식기조(일명 군기조) 등으로 역할분담이 되어 있었는데, 위 조직체계를 통해 선임병들의 후임병들에 대한 일상적이고 조직적인 구타와 가혹행위가 행해져 왔다.

⑵ 이 사건 부대에서 망인과 같은 논산훈련소 출신들에 대해서는 신병훈련을 편하게 받았다는 이유로 더 가혹한 군기교육이 행해졌고, 특히 망인에 대해서는 입대 전 학생운동을 했던 경력이 있으니 더 관심을 갖고 군기를 잡으라는 지시가 중대장 등을 통해 제1소대장, 상병급 군기조나 일병급 군기조에게 순차로 전달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군기조인 일병 소외 1과 소외 2는 매일 수 차례 망인에게 군가 암송, 소대서열 암기, 복장단정 등에 관한 군기교육을 빙자하여 발로 차거나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는 등의 구타를 하고 이른바 원산폭격 등의 가혹행위를 하기도 하였다.

⑶ 소외 1과 소외 2 등은 망인이 이 사건 부대에 배치된 다음날인 1991. 1. 26. 밤에 군기를 잡는다며 망인에게 ‘이 새끼 빠져가지고 암기사항도 못 외우냐‘고 하면서 몽둥이(곡괭이 자루)로 엉덩이를 때리고 전투화로 정강이 부위를 걷어차는 등 망인을 구타하였다. 이 과정에서 소외 1이 망인의 뒤통수를 때려 망인은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쳐 상처를 입기도 하였다.

⑷ 망인은 1991. 1. 28.부터 1991. 2. 2. 04:30경까지 GOP(Guard Outpost 주1)) 친숙훈련에 참가하여 완전군장을 하고 M16 소총을 소지한 채로 소속대와 훈련지를 왕복 행군하던 중 절뚝거리며 대열에서 뒤처졌는데, 이는 위 친숙훈련 출발 전에 제13중대 오물장에서 소외 1과 소외 2 등으로부터 전투화로 무릎 등을 걷어차여 입은 상처 때문이었다.

⑸ 망인의 행군 중 낙오는 다시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의 빌미가 되었는데, 부대에 복귀한 다음날인 1991. 2. 3. 오전에 군기조 선임병들이 일병급 군기조를 집합시킨 후 망인의 행군낙오와 입대 전 학생운동 경력을 거론하면서 확실히 교육시키라며 ‘얼차려’를 주었고, 그 후 소외 1은 제13중대 오물장 철조망 너머 야산 부근에서 몽둥이(곡괭이 자루)로 엉덩이를 때리고 전투화를 신은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가슴을 가격하는 등 망인을 구타하고 모욕감을 주는 말을 하였다.

⑹ 망인의 동기 부대원들은 망인의 사인에 대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의 조사 당시 ‘망인이 보충대에서 똑똑하고 활달했으며 부당한 지시에 맞서려는 경향이 있었고 성격이 좋아 보였으나 제1소대에 가서는 언제 또 한방을 맞을까 하는 두려움과 공포감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고 진술하였다.

다. 망인의 자살사고

망인은 위와 같이 소외 1로부터 구타를 당한 직후 제13중대 오물장 부근 철조망 너머 북방 약 11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소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같은 날 14:50경 망인의 행방을 찾던 소외 4 등에 의해 발견되었다.

라. 이 사건 사고 이후 피고의 조치 및 위원회의 결정

⑴ 헌병수사관들은 제13중대 오물장 관리병 상병 소외 5와 건조대 감시병 일병 소외 6에게서 이 사건 사고 당일 11:20 내지 11:40경 망인이 소외 1의 심부름으로 PX에서 음식물을 사 가지고 위 오물장으로 왔다는 등의 목격진술을 받았으나, 소외 1로부터 ‘그 시각에 BOQ 주2)소대장에 올라가서 망인이 실종되었다는 시각까지 방 정리를 한 뒤 소대장 등과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함께 먹었다’는 진술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후 관할 헌병대는 망인의 사체부검소견이 ’수개소의 표피박탈과 피하출혈 소견이 인지됨에도 망인의 사망원인은 액사(액사, 자살)로 감정한다‘는 것으로 나온 뒤, 망인이 주특기 변경에 대한 실망감, 소속 대대가 GOP에 투입될 것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하여 복무부적응을 비관하고 목을 매어 자살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였다.

⑵ 원고들은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망인이 사망한 경위와 동기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으니 이를 밝혀 달라고 신청하였으나, 두 번에 걸쳐 이루어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의 행적과 사망한 동기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⑶ 원고 3은 2006. 11. 30. 위원회에 망인이 혼자 PX에서 음식물을 구입한 경위와 오물장 부근 철조망 밖으로 나간 경위가 불분명하고, 망인의 학생운동 경력을 이유로 한 선임병들의 구타 및 가혹행위가 일상적으로 행해졌으며, 이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의심되므로 망인의 사망 원인을 정확하게 조사하여 망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⑷ 위원회의 조사 결과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소속부대 지휘관들은 선임병들의 후임병들에 대한 일상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가 행해지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하였고, 망인의 사망 후에는 헌병수사관을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망인에 대한 구타 및 가혹행위 사실을 말하지 말 것을 병사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⑸ 위원회는 2009. 3. 16.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조사 결과, 소외 3은 소속대에서 근무하였던 기간인 약 10일 동안 선임병들에게 수시로 주먹이나 군홧발에 의한 구타는 물론 온갖 종류의 얼차려와 인격모독적인 언어폭력을 당한 뒤 목매어 사망한 채 발견된 것으로, 소외 3은 연일 계속되는 비인간적인 구타, 인격모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살 이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던 절망적인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정근거] 갑 1 내지 3, 5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가. 원고들은 망인이 부대원들 중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각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부대 내에서의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해 망인이 자살에 이른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의 선임병이던 소외 1, 2 등은 망인에게 군에서 허용되는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징계·훈계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부대의 소대장과 상병 등의 선임병들은 망인의 학생운동 경력을 들추며 더 엄한 군기교육을 지시하기까지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망인에게는 다른 신병들보다 더 심한 구타와 가혹행위가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선임병들의 망인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와 부대관계자의 관리·감독 소홀은 그 직무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일반 사회와 달리 엄격한 규율과 집단행동이 중시되는 군에서는 그 통제성과 폐쇄성 때문에 선임병으로부터의 폭언과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일반 사회보다 크고 심각하여 이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으로 군내 자살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부대에 배치되자마자 하루에도 수 차례씩 망인에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가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소속부대 지휘관들은 선임병들의 후임병들에 대한 일상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가 행해진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방 또는 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묵인하기까지 하였으며, 망인의 사망 후에는 헌병수사관을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망인에 대한 구타 및 가혹행위 사실을 말하지 말 것을 병사들에게 지시하기까지 한 점, 특히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에는 오물장 근처에서 소외 1에 의한 구타와 가혹행위가 행해졌고, 그 직후에 망인이 소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한 점, 그 직전에 소외 1의 지시에 의해 망인이 음식물을 사 가지고 오물장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이 있었고, 망인이 자살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선임병들의 심한 폭행·가혹행위 및 이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대관계자들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옳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의 완성

피고는, 망인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이미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거나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는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다33469 판결 등 참조),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망인이 자살한 날인 1991. 2. 3.부터 5년이 경과한 2009. 12. 10. 제기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나.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위반 여부

⑴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이 사건 사고의 원인과 경위 등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고, 망인의 유가족인 원고들은 위원회의 결정으로 비로소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위원회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피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였으므로,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⑵ 인정사실

㈎ 이 사건 사고 직후 사건을 조사한 헌병수사관들은 이 사건 부대의 소대원들로부터 조직적이고 일상적인 구타가 행해지고 있었다는 진술을 들었고, 망인의 사체부검결과 삭흔 외에도 몸의 곳곳에 구타의 흔적으로 보이는 멍과 상처가 있었는데도 이에 관하여 상세히 조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사고를 망인의 복무부적응으로 인한 자살이라고 결론내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 이 사건 사고 지점 부근에는 음료수, 과자, 빵 등의 봉투와 먹다 남은 음식물, 그리고 담배꽁초와 담뱃갑 등이 흩어져 있어, 담배를 피우지 않는 망인이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다가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었고, 당시 소외 6 등으로부터 망인이 소외 1의 지시로 음식물을 사 가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을 들었는데도, 헌병수사관들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소외 1의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무시한 채 위와 같이 결론을 내렸다.

㈐ 당초 망인이 목을 맨 채 발견되었을 당시 사망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를 ‘변사’로 보아야 함에도, 관할 헌병대는 헌병대장에게 ‘자살(의사)사고’로 보고하였다. 또한 목을 맨 끈의 출처에 관하여 이 사건 부대 내무반 뒤편 간이물품 보관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것을 망인이 자살에 사용한 것이라고 수사보고하였으나, 당시 위 보관창고를 관리하던 소외 7은 위와 같은 진술을 한 적이 없고, 헌병대가 촬영한 끈은 처음 보는 것이라고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진술하였다. 이외에도 관할 헌병대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일시를 2009. 2. 2.이라고 기재하였다가 2009. 2. 3.이라고 고치기도 하였다.

㈑ 이 사건 부대의 소대원들은 이 사건 사고 이후 소대장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 및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함구하라는 말을 들었고, 이후 구타나 가혹행위 등 군기교육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 결국 이후 진행된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두 차례의 조사에서도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의 행적과 사망경위 및 원인 등이 밝혀지지 못했고, 위원회의 재조사에 의해 비로소 망인의 자살이 연일 계속되는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인정근거] 갑 3, 5, 7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⑶ 판단

㈎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하려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소멸시효의 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로 하여금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소멸시효 완성 후 소멸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또는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 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9조 제1항 본문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9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군사보안 등을 이유로 내부정보의 공개·유출 및 이에 대한 접근히 엄격히 통제되는 군 내부의 불법행위는 국가가 그에 관한 자료 및 정보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국가가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는 이상 국민으로서는 그러한 불법행위가 존재하였는지조차 인식하기 어렵다(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사망하여 피해자 스스로 사실을 밝힐 수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를 수사한 헌병수사관들 및 망인이 소속된 부대 지휘관들로서는 망인의 사망 당시 부대 내의 구타 또는 가혹행위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이 드러나고 이에 부합하는 부대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이상, 진실을 은폐하여서는 아니 되고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하여 망인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며,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이를 밝혀 망인의 유족으로 하여금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병수사관들은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진술과 그에 부합하는 사체부검소견이 있었음에도 그로 인한 자살인지 등 사망의 원인과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소홀히 한 채 오히려 이 사건 사고를 처음부터 자살로 단정하고 그 원인을 복무부적응으로 인한 비관으로 결론내어 사건을 성급히 종결시켰으며, 부대 지휘관들은 병사들에게 부대 내에 구타나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점과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입조심을 하라는 지시를 내려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위원회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로 하여금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과 경위를 제대로 알 수 없도록 하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소멸시효를 내세워 채무이행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선임병들의 망인에 대한 위법한 폭언 및 가혹행위가 있었고, 지휘관들이 부대 내에서 이러한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직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망인이 이 사건 사고에 이른 것이긴 하나, 망인으로서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전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 점, 그 밖에 망인이 군대에서 복무한 기간, 선임병들에 의한 폭행의 태양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보아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5.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입

아래의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망인의 일실수입을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이 72,686,014원이다. 다만, 계산의 편의상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버리고 손해배상액의 현가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1) 인적 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기초사항」기재와 같다.

(2)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망인이 30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1993. 5. 19.부터 가동연한인 60세가 되기 전날인 2030. 2. 21.까지 원고들이 구하는 대로 1993년도 정부노임단가{원고들은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구하고 있으나, 구 계약사무처리규칙(1994. 7. 20. 재무부령 제1995호로 개정된 것, 1995. 7. 6. 폐지) 제7조가 1994. 7. 20.자로 개정되어 대한건설협회가 통계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통계작성 승인을 받은 기관으로서 시중노임단가를 조사하기 이전인 1993년에는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시중노임단가가 객관성과 보편성이 있다고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다35517 판결 참조).} 중 보통인부의 노임을 기준으로 하여 월 평균 22일 가동하는 것으로 보아 산정한다.

(3) 생계비 공제 : 수입의 1/3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기재, 현저한 사실]

나. 책임제한

(1) 피고의 책임비율 : 50%

(2)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 : 36,343,007원(= 72,686,014원 × 0.5)

다. 위자료

(1) 참작사유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교육정도, 자살의 경위 및 경과 그 밖에 변론과정에 나타난 모든 사정

(2) 결정금액

(가) 망인 : 10,000,000원

(나) 원고 1, 2 : 각 5,000,000원

(다) 원고 3, 4 : 각 2,500,000원

라. 상속관계

(1) 상속지분 : 원고 1, 2 각 1/2

(2) 상속액

각 23,171,503원{= (일실수입 36,343,007원 + 위자료 10,000,000원) × 1/2}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28,171,503원(= 상속액 23,171,503원 + 위자료 5,000,000원), 원고 3, 4에게 각 2,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1991. 2. 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0. 9. 10.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셈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재판장 
판사 
전광식 
 
판사 
유성희 
 
판사 
김현희 

주1)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2km 떨어진 지점에 각각 남북한의 철조망이 쳐 있는데, 이 철조망에 위치한 초소를 GOP라고 한다.

주2) 독신 장교 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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