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상해사망/의료사고/업무상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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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금 상해사망보험금 재해사망보험금 사망원인 의료사고 손해배상금 판례 923]인천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5고단7560 판결
- 작성일
- 20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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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금 상해사망보험금 재해사망보험금 사망원인 의료사고 손해배상금 판례 923]인천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5고단7560 판결
http://insclaim.co.kr/21/863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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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claim.co.kr/21/863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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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claim.co.kr/21/863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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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claim.co.kr/21/8635655
[사망진단서 병사, 상해재해사망보험금수령한 손해사정사례 No.7052] 사망의 유발요인 외인요인, 사망진단서상 병사이고 사망의 직접원인은 다발성장기부전-패혈증-복막염-직장천공 등이었으나 외인사를 입증하여 상해재해사망보험금을 수령한 손해사정사례
http://insclaim.co.kr/21/863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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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claim.co.kr/21/863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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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nsclaim.co.kr/21/863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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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5고단7560 판결 [업무상과실치사]
사 건 | 2015고단7560 업무상과실치사 |
피고인 | 김○○ (90-2), 간호사 주거 인천 남동구 남동대로 등록기준지 대구 동구 |
검사 | 임아랑(기소), 황호석(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대륙아주 담당 변호사 엄진국 |
판결선고 | 2016. 6. 17. |
주 문
피고인을 금고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12. 2.경부터 인천 남동구 남동대로 소재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자로서, 간호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는 환자에게 주사제를 투여하기 전 주사할 약물이 환자에게 처방된 약물이 맞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여 투여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3. 19. 13:50경 위 병원 ○병동 ○호실에서, 오른손 소지 골절 접합수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난 후 병동으로 돌아온 피해자 박○○(19세)에게 주사약을 투여하면서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주사약을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로 피해자에게 처방된 약물인 “모틴”이 아닌 “베카론”을 투여하여 같은 날 13:53경 피해자로 하여금 심정지 증상을 일으키게 하고, 그로 인하여 2015. 4. 23. 01:15경 저산소성 뇌손상 및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박●●, 이○○, 백○○, 윤○○, 손○○, 이●●, 김○○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박●●, 배○○, 이○○, 남○○, 선○○, 이◎◎, 이◇◇, 김●●, 손○○, 김◎◎, 박◎◎, 박◇◇, 차○○, 차◇◇, 이●●, 김○○, 한○○, 양○○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이○○의 진술서
1. 진단서, 시체검안서, 소견서, 부검감정서
1. 진료기록부, ○병동 전체 주사사용 현황(수사기록 131쪽), 비치약품 점검표(수사기록 143쪽), 약품 비품반환증(수사기록 139쪽), 제출 서류(비치 약품 점검표 등, 수사기록 575쪽), 의무기록 해석 결과서(수사기록 690쪽), 임의제출서(수사기록 1243-1쪽), 자료회신(모틴, 베카론 부작용 사례, 수사기록 1512쪽)
1.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수사기록 93쪽), 모틴, 베카론 사진(수사기록 23쪽), 각 압수물 사진(수사기록 558쪽, 1101쪽, 1247쪽), 각 시간별 CCTV 캡처 사진(수사기록 818쪽, 846쪽)
1. 각 수사보고(85쪽, 90쪽, 108쪽, 205쪽, 232쪽, 250쪽, 252쪽, 286쪽, 345쪽, 470쪽, 552쪽, 559쪽, 574쪽, 670쪽, 674쪽, 812-1쪽, 813쪽, 837쪽, 1104쪽, 1187쪽, 1189-1쪽, 1328쪽, 1388쪽, 1397쪽, 1669쪽, 1673쪽, 1691쪽, 1793쪽, 1935쪽)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8조(금고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에 나타난 사정을 고려함)
판단
1. 공소사실과 변호인의 주장
검찰은,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사용한 베카론 병이 발견된 점, 피해자에게 처방된 모틴과 베카론의 병 모양이 상당 부분 유사한 점, 베카론의 효능과 베카론을 투약할 경우 나타나는 증상과 피해자의 증상이 유사한 점, 베카론은 마취과 분야 외에는 사용되는 경우가 없는 약물로 사용된 베카론 병이 일반 병동 폐합성통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과실로 베카론을 피해자에게 주입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한 반면, 피해자와 변호인은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사용된 베카론 병이 발견되었다는 사정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점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베카론을 잘못 투약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증명함에 있어 반드시 직접증거만으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되는 한 간접증거로도 할 수 있으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상호관련성을 가진 전체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러한 증거들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가 있다(대법원 1998.11.13. 선고 96도178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베카론을 투약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수술 전후 건강상태, 사고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경위,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약물 투약 전후 상황 등의 정황증거나 간접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명 여부를 살필 수밖에 없는데,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들고 있는 피고인의 과실과 그로 인한 피해자의 사망이 모두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다.
1. 베카론 오투약으로 인하여 예견되는 상황과 피해자의 사망 경위의 유사성
가. 사건 당일 피해자가 심정지에 이르기까지 경위
피고인은 손가락 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회복한 후 병동으로 돌아온 피해자가 있던 ○병동 ○호실 담당 간호사로서, 피해자의 주치의로부터 처방을 받은 약물(나제아, 모틴, 뮤테란)을 피해자에게 투약하였는데 피고인의 약물 투약 후 피해자의 심정지에 이르기까지 경위는 다음과 같다.
시간 경위
피해자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단체 카카오톡 방에 메시지를 마지막
으로 남겼다. 따라서 이 무렵까지 피해자의 신체에는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13:48경
보인다.
병동 CCTV 확인 결과 이 무렵 피고인은 5호실에서 나와 피해자가 있는
13:49:09경
○호실로 향했다.
병동 CCTV 확인 결과, 피고인은 이 무렵 ○호실에서 나와 간호실로 향하
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13:42:09경부터 13:52:51경까지 3분 42초가량 ○호
13:52:51경
실에 머물렀는바, 이 사이에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여하였던 것으로 추정된
다.
피해자는 자신의 친구 김◎◎와 마지막으로 6초 동안 전화하였다.
한편, 김◎◎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당시 목소리 톤이
다운된 상태였고 힘이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자신의 “괜찮냐”라
고 묻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급하게 “끊어봐”라고 말을 하여 이상하게 생
13:52:40경
각하였다고 한다.
또한, 김◎◎는 피해자가 평소와 같다면 여유 있게 “나 뭐 해야 한다. 이
따 다시 전화할게”라는 식으로 대화를 하였을 것인데 이상한 목소리로 다급
하게 전화를 끊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한다.
(수사기록 808쪽, 809쪽)
피해자의 둘째 누나가 피해자에게 전화하였지만 피해자는 전화를 받지 아
니하였다.
13:53경
이 무렵 피해자는 의식을 잃어 전화를 받지 못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의 상태
피해자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피해자의 누나이자 병원 간호사였던 박●●은 이 법정에서 “14:30경 점심을 먹고 병실에 들어갔는데 동생이 심정지 상태로 누워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바로 심폐소생술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병원 마취과 의사인 손○○은 이 법정에서 “병동에서 심정지 응급상황이 발생한 것을 알고 바로 병동으로 갔는데, 당시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이 시행되고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때 기도삽관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근육에 힘이 있으면 기도삽관이 잘 안되므로 근이완제가 필요하다. 당시 피해자에게 근이완제를 주지 아니하였는데도 무리 없이 기도삽관이 이루어졌다. 아마 당시 근이완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였다(또한, 증인 윤○○, 손○○의 각 법정진술에 따르면, 손○○은 윤○○에게 “피해자가 근육이완제를 맞은 것 같은 근육 톤이 생겼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 병원 의사 중 피해자의 상태를 처음으로 목격한 신경외과 의사 이●●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처음 보았을 때 축 늘어진 상태였고, 호흡이 없어 보였다.”고 진술하였다.
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 소견
피해자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는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설명
이 변사자의 사인을 설명함에 있어,
부검 및 사후 검사 상,
1. 뇌부종 및 광범위한 괴사 등 저산소성뇌손상(hypoxic brain damage)에 합당한 소견을
보는 점,
2. 심근에서 육아조직 형성, 허파의 조직검사에서 광범위한 급성 폐렴을 보는바 이는 저
산소성뇌손상 이후 치료과정에서 병발한 것으로 생각되는 점,
3. 의무기록상 저산소성뇌손상 이후 폐렴, 패혈증, 급성신부전 등이 병발하였다고 하는 점,
4. 다섯째 오른손허리뼈에서 수술 흔적(철심으로 고정)을 보며 수술 주변의 발적, 출혈
등을 보지 못하는 점,
5. 명치 부위 멍, 오른 갈비뼈 3~5번 골절, 기관절개 흔적 및 팔과 다리의 주사침 흔적 등은 심폐소생술 및 병원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 밖의 사인으로
고려할만한 특기할 손상은 보지 못하는 점,
6.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베큐로니움, 라모세트론 및 파모티딘이 검출되며 이는 치료 과
정에서 투약된 것으로 판단되며 그 밖에 특기할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변사자는 저산소성 뇌손상 이후 폐렴, 패혈증이 병발하여 다장기부전(multiorgan failure)의 기전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됨. 한편, 이 사건 저산소성 뇌손
상이 발생한 선행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되는데,
의무기록 및 수사자료 상,
7. 군복무 중 군인으로서, 다섯째 오른손허리뼈 골절 외에 신체적 질병, 기형이 확인되지
않고, 치명적인 기능적 이상(간질, 심부정맥)을 앓았다는 기록도 없는 점,
8. 사건개요에서 뼈고정 수술 후 회복하여 일반병실로 올라와서 수술 후 주사를 맞은 후 약
30여분 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바, 주사제 투약과 심정지가 시간적으로 근접한 점,
9. 당시 주사제를 투약한 간호사가 의사의 처방대로 수술 후 주사를 투약하였다고 하나, 간호사 카트 폐합성통에 최근 병동에서는 처방된 적이 없는 베카론 빈 앰플이 있었다는 점, 이 앰플이 모틴이라는 처방된 약물과 생김새가 유사성이 있다는 점, 임상적 경과가 이 약물
에 의한 투약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의료진들의 자체 의견이 있는데,
10. 의무기록 상, 가. 변사자는 손허리뼈 고정수술 후 회복하여 병실로 올라와서 수술 후 주사(모틴, 나제아, 뮤테란 등)를 맞은 직후(약 30여 분 뒤인 14:30경)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던 점, 나. 일반 병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후 소생과정에서 근육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이완되어 있었다고 하는 점(윤○○, 손○○ 등 진료의사 진술, 그래서인지 이후 체온을 낮추는 치료 과정에서 근이완제인 베카론을 제외하였다는 의무기록 내용이 있음), 다. 당일 16:55경 소실되었던 자가 호흡과 움직임 등이 회복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하는 점 등의 기록상의 임상경과로 미루어 볼 때, 베카론 투약으로 인한 약리현상이 줄어들면서
점차 회복되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변사자의 최종 사인은 다섯째 오른손허리뼈 골절 수술 후 발생한 저산소성 뇌손상 및 다장기부전증으로 판단되며, 저산소성 뇌손상의 선행원인으로서 베카론 투약으로 인한 호흡마비 가능성이 제기되며, 부검, 의무기록 및 제시된 수사자료에서 이 가능성
을 부정할만한 단서를 찾기 어려움.
사인
다섯째 오른손허리뼈 골절 수술 후 발생한 저산소성 뇌손상 및 다장기부전증으로 판단되
며, 저산소성 뇌손상의 원인으로서 근육이완제인 베카론 투약 가능성이 제기됨.
라. 피해자 주치의 윤○○의 진술
피해자가 수술하기 위하여 병원에 입원한 후 주치의로 지정받아 수술 전날과 수술 직전 피해자를 확인하고 수술 후 피해자에게 약물을 처방한바 있는 윤○○은 수사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베카론 빈 병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로써 사실상 환자에게 베카론이 오투약 되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1. 폐합성통은 수시로 비우게 되어 있습니다. 베카론 빈병이 사용되었다면, 사건 당일 또는 전날이었어야 했는데, 차후 확인결과 당시 ○병동에서 베카론이 처방된 적이 없었습니다. 2. 간호사가 가져온 베카론 바이알(병)의 경우, 1바이알 모두 사용된 상태였는데, 1바이알의 베카론을 투약하게 되면, 의식불명에 빠진 피해자와 동일한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당시, 베카론 오투약과 동일한 증상을 보인 환자 또한 피해자 외에 없습니다. 3. 베카론 병과 제가 처방한 모틴 병이 거의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 피해자에게 베카론 오투약은 피고인이 가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1.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베카론 빈 바이알이 발견된 점, 2. 간호일지 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처방전에 의한 약물을 투약한 직후, 피해자가 베카론 오투약 시 증상과 동일한 증상을 보이며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점, 3. 베카론과 처방전 상 기재된 모틴의 병 모양이 유사하며, 투약 시 오인 가능한 점 등을 볼 때, 베카론을 피고인이 오투약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1)
마.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약할 무렵의 정황,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다고 추정되는 시각, 피해자가 의식불명 후 발견되었을 때 근육이완제를 사용하지 아니하고도 기도삽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근육이 이완되었던 사정, 베카론이라는 약물은 마취 시 근이완, 기관 내 삽관 시 근이완, 기계적 조절호흡 용이 및 수술 시 근이완 등에 사용되는 근육이완제로서 호흡유지(인공 환기, 기계적 환기)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투약 된 경우 호흡 근육을 이완시켜 질식의 기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약물인 점(수사기록 1620쪽, 부검감정서 참고사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와 피해자의 주치의 윤○○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사건 발생 시 보였던 신체적 상황과 베카론이 신체에 투약되었을 경우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 사이에 상당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2. 베카론 오투약을 병원이나 피고인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일관되게 자신이 베카론을 오투약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면서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지만, 이 사건 발생 후 피고인이나 병원에 하였던 조치들을 비롯한 여러 정황을 보면, 피고인과 병원 모두 베카론 오투약이 피해자 심정지 혹은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되었음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주된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가. 피해자 누나 박●●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에 대하여 인지하게 된 경위
사건 발생 후 피해자의 유족이 수사기관에 피고인 등을 고소한 무렵인 2015. 3. 25. 피해자 누나 박●●은 수사기관에서 “가족들은 병원 측에서 주사를 잘못 투약하여 동생에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피고인 등을 고소하게 되었다”고 진술하면서, “들은 소문으로는 간호사들이 쉬쉬하면서 동생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마취과 간호사 이○○이 ○병동 쓰레기통을 뒤지더니 베카론 병을 발견해서 이를 가지고 마취과 남○○ 팀장에게 보고하는 것을 마취과 간호사가 들었다고 한다.”고 진술하였고, “동생 사건이 발생한 후 2015. 3. 20. 10:57 약물관리 간호사에게 ‘부서의 비품약 리스트을 확인하라’는 단체 메시지가 왔었고, 2015. 3. 23. 13:27에는 ‘약장에 약품을 채우거나 꺼내줄 때 2명이 확인하고, 5right(간호사들이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꼭 확인하여야 할 5가지 준수사항)를 반드시 준수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마취과 직원 전체에게 전달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병원 소속 간호사였던 박●●을 비롯한 피해자의 유족은 병원 내의 소문과 병원에서 사고 발생 후 이루어지는 조치들을 보고, 피해자에 대한 사고 원인이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이라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사고 발생 당시 병원의 조치
○ 피해자의 심정지가 발생한 당일 CPR팀에 구성원이었던 병원 마취과장 이◇◇은 주사의 부작용을 의심하여 환자에 투약된 약물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도록 하였다. 이러한 지시를 받고 병동으로 가서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을 살펴보던 마취과 간호사 이○○은 폐합성통에 있는 약병을 종류별로 1개씩 수거하였는데 모두 10~15개 정도를 수거하였다. 수거한 약병에는 나제아, 뮤테란, 모틴, 항생제류 외에 베카론이 있었다. 이○○은 베카론 병을 포함한 10개 정도의 약병을 가지고 가 남○○ 마취과 팀장에게 주었고, 남○○을 통하여 베카론 병을 건네받은 이◇◇은 이를 병원 의료사고 등의 문제를 처리하는 “적정진료관리본부”에 건네주었다(이○○의 법정진술, 이○○의 진술서2), 이○○, 남○○, 이◇◇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참조).
○ 사건 당일 오후 5~6시 무렵 병원에서는 피해자 문제로 회의를 열었고 회의에는 피해자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 백○○, 병원 부원장(김◇◇), 적정진료관리본부장(김●●), ○병동 수간호사(배○○), 병원 법무팀장(유○○) 등이 참석하였다. 당시 회의에서는 병동에서 근육이완제가 발견되었다는 말이 나왔고, 근육이완제가 병동에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오고갔다(백○○의 법정진술, 백○○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 사건 발생 당일 병원의 위와 같은 조치에 비추어 볼 때, 병원에서는 베카론 오투약을 사건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병원 관계자들의 메신저 대화 내용
사건 무렵 병원 마취과 간호사들 사이에서 아래와 같은 메신저 대화가 오고간 사실이 확인된다. 이러한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병원 내부에서는 베카론 오투약으로 인한 사고임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5. 3. 20.)
이○○
- “어제 vial 찾은 거 후회 되요. 순간 숨길까도 생각했었어요. 뭐
“이◆◆ 팀장님”과 이
가 옳은 건지. 차라리 몰랐으면 좋을 뻔 했어요. 의료사고가 명백하
○○ 간호사 사이 대
니까.”
화내용
(2015. 3. 21.)
“이◆◆ 팀장님”
- “효가 바이알을 숨겼어도 또 두고두고 후회 했을 거야.”
(2015. 3. 29.)
“조○○ 샘”
- “여기저기 소문은 많더라. 투약사고인 것 같다고”
이○○
“조○○ 샘”과 이○
- “그일 밖에는 설명할 일이 없으니까”
○ 간호사 사이 대화
“조○○ 샘”
내용
- “나도 원장단 회의에서 거론되었다고 해서 알게 된 거지~ 투약
오류 쪽으로 몰고 가는 것 같은데. 인증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
라고”
(2015. 3. 19.)
남○○
- “부장님 박●● 동생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병동에서 베카론이
들어간 것 같아요, CT 찍었는데 하이폭식 데미지가 심하다고 합니
다.”
남○○ 팀장과 박◎
- “그런데 폐합성통을 뒤졌는데 베카론이 있었습니다. 그 부서에
◎ 간호부장 대화내
는 비품도 없고, 사용한 사람도 없다고 하는데요.”
용
- “빈 통으로요”
- “2시에 투약을 했고 5분 정도 후에 사고가 났고, 부서에도 없
는 약이 빈 통만 있는 것이 이상합니다.”
- “우리가 이상해서 너싱카트 폐합성통을 간호사와 함께 뒤졌습
니다.”
라. 사고 직후 피해자에 대한 응급조치 의료진의 태도
피해자의 저체온 치료를 담당하였던 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한○○는 수사기관에서 “중환자실에 도착하였을 때, 피해자는 심장마사지 이후 미약하게 자발 순환(심장이 뛰는 상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체온 요법은 심정지가 발생한 뒤 심장이 다시 뛰는 환자의 의식회복에 도움을 주는 치료로서 피해자에게 저체온 요법을 하면서 약물을 투여하였는데, 미다졸람(진정제), 울티바(진통제), 베카론(근이완제)의 약물 중 응급의학과 주임과장인 양○○으로부터 베카론 투약취소 지시를 받아 투약을 취소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양○○은 수사기관에서 “저체온 치료를 시작하면서 근이완제 베카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취소하였다. 치료 전에 피해자 담당 너스카트에서 베카론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병동에서 베카론 병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민감해져서 일단 보류시키고 환자의 상태를 보라고 지시하였다. 민감한 약물을 먼저 쓰는 것보다는 일단 보류 시켜놓고 나중에 환자의 상태를 보면서 사용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서 보류를 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3)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중환자실에서 응급조치를 하던 의료진들은 베카론이 투약되었을 가능성을 인지하였고,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저체온 치료를 하면서도 베카론 투약을 보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 사건 발생 후 피고인과 병원의 태도
⑴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 진술 태도 변화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빈 베카론이 왜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베카론이라는 약물이 어떤 약물인지 이 사건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2015. 4. 17. 진술
이 사건 이후 찾아보니 근이완제, 진정제 이런 내용의 약물이었다.
그전에는 베카론을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몰
랐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제가 찾아보니 구분은 할 수 있지만
2015. 4. 29. 진술
모틴과 베카론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마취과 간호사 분이 빈 베카론 병을 들고 저에게 이건 무슨 약
이냐고 물어서 제가 잘 몰라서 “진통제 같은데요.”라고 대답했다.
마취과 선생님이 두 번 왔다. 처음 왔을 때에는 베카론 병을 수거해
간 것이고, 다시 와서 폐합성통을 확인하면서 모틴이 2개라는 것을 확
인했다. 그래서 모틴이 2개 있었다고 기억한다.
2015. 6. 16. 진술
작년 후반기에 코일 색전술을 시술할 때 베카론이라는 약물을 준비
해서 내려 보낸 적이 있다.
⑵ 피고인의 피해자 관련 간호기록지 허위 기재 가능성
피고인의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약할 무렵 피고인에 대한 간호기록지의 주된 기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간 내용
post OP injection Ⅳ 제공함
“오른 팔은 전보다 안 아파요. 괜찮아요”
14:00
- pain control 더 원하지 않아 pain 있을 시 알리도록 함
환자 금일 저녁부터 RD 원함
금일 OP했음으로 4PM부터 S. O. W 후 금일 저녁
SD로 신청되어 있음을 설명 후 내일부터 RD 가능함을 설명함
14:05
금일 담배 피워도 되는지 물어봐 병원 내 금연이라 강력히 설명 후 입원 기
간 동안 담배 피우지 않을 것을 재교육함4)
14:28 보호자 누나 환자 이상하다 소리 지르며 콜벨 후출함
이 같은 간호기록지는 주사 투약 후 5분의 시간이 지나도록 정상적인 대화를 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병실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3분 42초가량에 불과하고, 피해자가 있었던 병실에는 피해자 외에도 다른 환자 김○○이 있었고 당시 피고인은 김○○에게도 혈압을 재는 등의 처치를 하였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처치 시간은 3분 42초가량보다 짧았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 김○○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병실에 머물렀던 시간은 1~2분에 불과하다.”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5분 이상 대화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작성한 위와 같은 내용의 간호기록지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간호일지에 병실에 들어간 시각을 14:00로, 나온 시각을 14:05로 기재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병동 복도에 걸려있던 시계를 지나가면서 보고 대강의 시각을 기재한 것이고, 간호일지 기재 내용은 피해자에 대한 응급처치가 모두 일어난 후 기억을 더듬어가며 작성한 것”이므로 정확한 기재가 아닐 수 있고, 일부러 간호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은 2015. 4. 17. 수사기관에서 “주사 이후 피해자와 정상적인 대화를 하였기 때문에 제가 뭔가를 잘못하여 환자가 이상증세를 나타냈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고 진술하고, 병원 적정진료관리본부장 김●●은 “제가 알기로는 근이완제를 사용하면 2~3분 안에 근이완 효과가 나오는데 당시 담당간호사가 자신은 피해자에게 주사 후 5~10분가량 대화를 했다고 하기에 이를 믿고 근이완제 투여로 심정지가 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 김●● 모두 피고인이 기재한 간호기록지의 “피해자와 5분가량 대화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근거로 베카론 오투약 사고 가능성을 부정하였던 점이나 ② 김●●이 피해자 사망원인에 대하여 “베카론 오투약에 따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하고 주사 처방에 있었던 모틴 성분인 파모티딘이 최근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있어 이에 대한 약물이상 반응을 검토하여 보았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베카론 오투약으로 인한 사고가능성을 배제한 채 상대적으로 병원의 책임이 더 경감될 수 있는 처방 약품인 모틴 성분에 따른 과민성 쇼크 가능성을 강조하여 제기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과 병원은 베카론 오투약으로 인한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간호기록지에 허위의 사정을 기재하였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보인다.
⑶ 피해자 병실이 있던 ○병동 비치약품함의 리모델링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병원의 지시에 따라 ○병동 비치약품함에 대한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 병원 인증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데 비치약품함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의 비치약품함에 약품 배치를 새롭게 한 것으로 고위험약물은 위쪽에 배치하도록 하였고, 병동에서 비치하던 베카론을 병원 약국으로 반환하였다.
이 같은 비치약품함의 리모델링으로 사고 발생 당시 약품이 어떠한 형태로 배치가 되었는지 객관적인 상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병원의 조치는 사고 당시 약품 배치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병원에서 인지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을 추단하게 한다.
⑷ 사고 발생 후 병동에서 보관하던 베카론의 행방이 불분명해짐
2015. 2. 25. 작성된 ○병동의 비치약품 점검표에 따르면 위 병동에는 베카론이 3병 보관되고 있었다(수사기록 140쪽). 사건 발생 당일 ○병동 수간호사 배○○은 위 베카론을 약국에 반환하였다는 내용의 “약품비품 청구서 및 수령증”을 작성하였고 이에 병원 약품을 관리하던 차○○도 서명한바 있다(수사기록 143쪽). 그러나 배○○, 차○○의 각 수사기관에서 진술에 따르면, 위 베카론을 실제 약국에 반환한 것이 아니고 적정진료관리본부에서 수거하여 갔으며 배○○과 차○○이 장부상 기재와 일치하도록 하기 위하여 실제 약품을 주고받음 없이 “약품비품 청구서 및 수령증”을 작성하였다고 한다. 또한, 차○○은 위 베카론을 적정진료관리본부로부터 5월경에 건네받아 자신의 서랍에 보관하였다면서 2015. 5. 13. 베카론 3병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바 있다.
이와 같은 병동에서 보관하던 베카론 병에 대한 병원 관계자들이 한 일련의 조치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일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 ○병동에 베카론이 어느 정도 보관되어 있었는지, 병동에 보관되어 있던 베카론이 피해자에게 투약된 것인지, 피고인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나온 빈 베카론 병의 출처가 정확히 어디인지, 병동에서 보관하던 베카론 병이 모두 병원 약국으로 반환된 것인지, 차○○이 병동에서 보관하던 베카론이라고 하면서 임의로 제출한 베카론 3병이 실제로 병동에서 보관하던 것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불분명해지는 상황을 초래하게 하였다.
⑸ 소결
위에서 본바와 같은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의 변화 과정, 피고인이 간호기록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였던 사정, 이 사건 발생 후 병동의 비치약품함의 리모델링과 병원의 베카론 약물 보관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병원은 베카론 오투약으로 피해자의 심정지 상황이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3.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 외에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기 어려움
피고인과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에 대하여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이 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 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05.16. 선고 2013도1465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아래에서 열거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으로 인한이 사건 발생의 가능성 외 다른 가능성은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의심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가. 피해자의 수술 당시와 수술 후 피고인의 투약 전 건강 상태
⑴ 피해자에 대한 수술 경과
피해자에 대한 의무기록 등에 나타난 수술 경과는 다음과 같다.
시간 내용
2015. 3. 18. 15:00경 병원 입원
2015. 3. 19. 08:21경 수술실 입실
2015. 3. 19. 08:25경 마취 시작
2015. 3. 19. 08:45경 절개 시작
2015. 3. 19. 09:00경 수술 종료
2015. 3. 19. 09:10경 마취 종료
2015. 3. 19. 09:13경 수술실 퇴실
⑵ 수술 당시 피해자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의료진의 진술
○ 증인 백○○(피해자에 대한 수술 참여)의 법정진술과 수사기관에서 진술: 피해자가 받은 수술은 손날의 골절 부분을 핀으로 고정하는 간단한 수술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수술이다. 당시 별 이상 없이 수술이 잘 마무리되었다. 피해자는 수술 후 마취과에서 정상적인 회복을 한 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므로 수술이나 마취를 했던 상황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후 갑자기 이상증세를 보였다면 이상증세를 보이기 전에 어떠한 사건(이벤트)이 있어 그 이유로 이상증세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윤○○(주치의)의 법정진술과 수사기관에서 진술: 수술 후 피해자에게 약속처방을 하였는데, 약속처방이란 젊고 특별한 질환이 없는 환자들에게 수술 부위에 따라 정해진 약물을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수술 전 외래 진료 시 피해자에게는 특별한 기저 질환이 발견되지 아니한 건강한 상태였기 때문에 약속처방을 한 것이다.
○ 손○○(마취과 의사)의 법정진술과 수사기관에서 진술: 수술 시 마취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사용되었을 약물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고 그 약물로 마취 후에 사망하는 것을 본 적은 없다. 통상적으로 수술 시 마취과정에서 근이완제나 다른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의 호흡이나 다른 사항이 회복되는 것을 면밀히 보면서 회복시간을 갖는데 회복과정에서는 근이완제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한 다음 일반 병동으로 전원하게 된다. 피해자의 경우도 이러한 회복과정을 마치고 병동으로 간 것이다. 회복실에서 병동으로 환자를 보낼 때, 환자를 보낼지 여부는 마취과에서 결정하는데 마취과정에서 보통 근이완제를 사용하므로 근이완에서 회복되었는지 기준에 맞추어 근이완제가 몸에서 작용하지 아니하면 병동으로 환자를 보낸다.
○ 피해자에 대한 진료기록부 기재 내용(수사기록 28쪽)
피해자의 진료기록부에는 피해자에게 과거병력, 알러지, 가족력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전반적인 신체상태, 정신상태, 의식이나 정서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⑶ 수술 후 피해자의 건강 상태
피해자의 누나인 박●●은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퇴근 후 12:45경 수술을 마친 동생의 병실로 갔다. 당시 피해자는 의식이 깨어 있었고 아프다고 칭얼댔다. 13:15경 박●●은 피해자의 모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밖에 나갔는데 그때 동생이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배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⑷ 소결
이 같은 피해자의 수술 경과, 수술 전 피해자의 건강상태, 수술 후 별다른 이상 없이 회복하고 회복실을 나갔을 것으로 보이는 점, 회복실을 나간 후 입원실에서도 피해자의 건강상태에 별다른 이상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수술 전, 수술과정, 수술 직후의 사정이 피해자의 갑작스런 심정지를 일으켰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바, 이 사건 발생이 공소사실과는 다른 원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쉽게 가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과 병원이 주장하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검토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처방받은 모틴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쇼크,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는 적정진료관리본부장 김●●이 2015. 5. 7. 수사기관에서 한 “당시 주사 처방이 있었던 모틴(제산제)의 성분인 파모티딘이 최근에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있어 저희가 이에 대한 약물 이상반응 등에 대하여 검토해 보았습니다.”는 진술과 취지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수사 초기부터 병원에서 제기한 피해자 사망 원인을 그대로 따라서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래에서 열거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가능성은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지 못한 추상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므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⑴ 병원 의료진의 법정진술
○ 백○○의 법정진술: 모틴의 부작용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그 부작용에 대해 항상 염두를 두어야 할 약은 아니다. 모틴 뿐만 아니라 웬만큼 쓰는 약들도 부작용이 있는데 그중에 쇼크가 들어가지 않는 약은 별로 없다. 쇼크나 호흡곤란은 모틴 약물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아니다.
○ 손○○의 법정진술: “모틴 주사제제는 파모티딘제제로서 부작용으로 쇼크나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들어보았느냐”는 피고인 변호인 질문에, “대부분의 약물은 그런 것들이다. 대부분 안전하게 쓰는 타이레놀 같은 약들도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 이●●의 법정진술: 모틴 약물을 많이 사용하지만 쇼크나 호흡곤란의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 이러한 병원 의료진의 법정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모틴 약물의 부작용으로서 쇼크나 호흡곤란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서 이러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매우 희박하고, 이러한 부작용의 가능성은 대체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약물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⑵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수사협조 회신
수사기록 1516쪽의 수사협조 회신에 따르면, 모틴 약물은 쇼크, 과민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국내 시판 허가(1988) 이후 2014년까지 합계 3건이 보고되었는데, 보고된 부작용은 구토, 두드러기, 간효소 증가 등이었으며, 사망이나 입원 등 중대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모틴 약물 사용으로 피해자와 같은 중대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5)
⑶ 피해자에게 파모티딘제제에 대한 부작용 없음
피해자는 모틴과 동일한 성분의 “가스터”를 서울 강동구 소재 연세내과 의사 우윤근으로부터 2016. 6. 11.부터 2012. 6. 20.까지 5회에 걸쳐 처방을 받았고, 16회에 걸쳐 복용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무렵 피해자에게 어떠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6)
⑷ 적정진료관리본부장 김●●의 수사기관에서 진술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적정진료관리본부장 김●●은 이 사건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한 2015. 5. 7. 수사기관에서 “본건은 신체 건강하던 젊은 남자가 손가락 수술을 하였다가 회복 중에 있었고, 담당간호사의 주사 후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며 혼수상태가 되어 결국 사망하였고 우연인지 아닌지 담당간호사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는 일반 병동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빈 베카론 병이 나왔는데 이는 누가 봐도 담당간호사가 베카론을 오류투약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진술인은 적정진료관리본부장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요.”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고, 당시 주사 처방이 있었던 모틴(제산제)의 성분인 파모티딘이 최근에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있어 저희가 이에 대한 약물 이상반응 등에 대하여 검토해 보았습니다.”고 진술한바 있다.
이 같은 김●●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병원은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의 사망과 개연성이 더 강한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의 가능성은 외면한 채,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모틴 약물의 부작용”의 가능성을 주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발견된 빈 베카론 병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거나 합리적인 설명도 하지 아니하였고, 빈 베카론 병이나 병동에서 보관하고 있던 베카론 병을 수사기관에 적시에 제출하지도 아니하였으며, 사건 발생 직후 비치약품함을 리모델링하는 등 사건 발생 당시의 모습을 보존하지도 아니하여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의 가능성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아니하였다.7)
이 같이 “피고인의 베카론 오투약”의 가능성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파악도 없이 이보다 더 이례적인 “모틴 부작용”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병원의 주장과 이를 그대로 따른 것 같은 피고인의 변호인 주장은 큰 설득력을 갖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다. 당시 피고인 폐합성통에서 모틴 2병이 발견되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김□□의 각 법정진술을 근거로 피고인의 너스카트 폐합성통에서 당일 처방된 모틴 약물 2개가 모두 발견되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물을 처방대로 투약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법정에서 이○○은 “사건 당일 병동에 2번 갔었다. 처음에 갔을 때에는 폐합성통을 뒤져 빈 베카론 병을 찾아서 남○○ 팀장에게 가져다주었고, 두 번째 병동으로 가서 폐합성통을 뒤졌는데 빈 모틴 병 2개를 발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동료 간호사 김□□은 “마취과 간호사가 병동에 두 번 왔는데, 처음에는 모틴 병 하나를 가지고 갔고, 두 번째에 모틴 병 하나를 더 발견해서 ‘2개가 맞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이는 피고인이 2015. 6. 16. 수사기관에서 한 “마취과 선생님이 두 번 왔다. 처음 왔을 때에는 베카론 병을 수거해 간 것이고, 다시 와서 폐합성통을 확인하면서 모틴이 2개라는 것을 확인했고 수간호사 배○○에게 보고하였다. 그래서 모틴이 2개 있었다고 기억한다.”는 진술과 그 취지를 같이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열거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호인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고, 이러한 사정이 범죄의 증명을 방해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① 위와 같은 진술의 정황은 피고인의 혐의에 대한 유력한 반대증거라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처음부터 이를 진술하였던 것은 아니었고, 세 번째 피의자신문 시 진술하였던 것인 점.
② 이○○ 또한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한 언급을 한 사실이 없었고, 이○○이 작성한 진술서에도 언급된바 없는 점.8)
③ 병동 수간호사인 배○○은 2015. 4. 5. 수사기관에서 “마취과 간호사가 내려왔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주사한 약물 병 3개를 보여주었더니 마취과 간호사가 카트 휴지통을 뒤져 베카론 병을 찾았고, 그것이 왜 카트 휴지통에 있는지 물어보고는 가지고 내려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당시 피고인의 폐합성통에서 모틴 2병이 모두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은 하지 아니하였던 점.
④ 이○○의 수사기관 진술에 따르면 “당시 폐합성통에 있는 약병 중에서 종류별로 1개씩 수거하였다. 정확한 개수는 모르겠지만 10~15개를 수거하였다.”고 하는바, 이러한 이○○의 진술의 취지는 폐합성통에서 약물 종류별로 1개씩 수거하였을 뿐 그 개수는 세어보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데, 유독 모틴 병의 개수를 세어보았다고 하는 피고인의 2015. 6. 16. 수사기관에서 진술과 김□□의 법정진술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이○○의 수사기관 진술과 부합하지 아니한 면이 있는 점.
⑤ 피고인의 폐합성통에서 나온 빈 베카론 병의 출처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당시 빈 베카론 병이나 다른 약물들 및 페합성통의 객관적인 모습이 보존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단순히 피고인과 김□□의 진술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폐합성통에서 모틴 병이 2개가 나왔다고 하여 이를 믿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사 피고인의 폐합성통에서 빈 모틴 병이 2개 나왔다는 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점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처방대로 약물을 투약하였다는 점을 의심 없이 증명하지는 아니하는 점.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병동 간호사로서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잘 살피고, 처방전에 따른 약물을 환자에게 정확히 투약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자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에게 투약할 약물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투약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짧은 시간 내에 심정지가 발생하게 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중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과실로 젊은 나이에 군복무를 하고 있던 피해자는 생명을 잃게 되었고, 젊은 피해자를 떠나보낸 유가족들은 큰 고통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과실은 매우 중하다.
그러나 피고인의 과실이 매우 중하고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사망에 상당히 많은 기여를 한 것임은 틀림없지만, 아래에서 열거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발생은 단지 피고인의 과실만 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병원의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약물 관리의 과실도 피해자의 피해 발생에 기여한 바가 작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 피고인이 약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에게 투약한 것이 이 사건 발생의 직접적인 과실이라 할 것이지만, 병동에서 약물의 준비와 투약은 간호사들 사이에 분업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당시 피고인이 투약할 약물은 피고인의 전 근무자 중 누군가에 의하여 준비된 것이라 할 것인바, 피해자에게 오투약된 베카론이 피고인의 너스카트 등에 비치된 것은 다른 간호사들의 과실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큰 점, 따라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피고인뿐만 아니라 병동의 다른 간호사들의 과실도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빈 베카론이 어떤 경로로 피고인 너스카트에 비치되었는지에 대하여는 명확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 베카론은 주로 마취 시 기도삽관을 위하여 근육이완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병동에서 사용되지 아니하는 약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동에서 비치할 필요가 없는 약물인데, 피해자가 입원하였던 병동에 비치되어 있었고 비치된 이유에 대하여 병원에서는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는 점, 또한 병동의 2015. 2. 25.자 비치약품 점검표에는 베카론이 비치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지만, 병원 약국의 비치약품 점검표에는 ○병동에 베카론 비치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베카론 약물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병원의 전반적인 약품관리 상황이 체계적이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상황은 언제든 환자에게 약물이 잘못 투약될 가능성을 가지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이 사건 사고가 단지 피고인의 과실을 원인으로만 발생한 것이라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의 유가족은 2015. 7. 2. 피고인을 포함한 피고소인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고소취소장”을 작성하였고 병원 직원인 유○○을 통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한바 있는 점 등을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피고인의 범죄전력, 나이, 직업,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서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들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종석
1) 윤○○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때, 이유에 숫자를 붙여가며 진술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한다. 윤○○은 이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할 때 “수사기관에서 유도하여 진술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수사기관에서와는 달리 태도를 불분명하게 진술하였다. 그러나 법정에서 수사기관 진술이 진정하게 성립되었다는 점은 인정하였던 점,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은 수사기관에서 알 수 없는 전문적인 사항을 포함하고 있고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수사기관의 유도 등이 개입되어 이루어진 진술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윤○○의 수사기관 진술에는 그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정황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바, 윤○○의 수사기관의 진술 취지가 법정에서 한 진술 취지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 진술에 증명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2) 이○○은 2015. 3. 27.경 베카론 병 발견 경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진술서를 박●●에게 작성해 주었다.진술서저는 2015년 3월 19일 오후 2시 30분경 암센터 ○병동에서 피해자의 심정지 사고 이후 ○병동으로 올라가 담당간호사(피고인)의 카트 폐합성 쓰레기통을 뒤져보았습니다.쓰레기통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빈 베카론 바이알이 발견되었습니다.담당간호사에게 베카론 바이알이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보니 담당간호사는 자기병동 sedation하는 환자에게 사용하며 전날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나중에 수간호사가 한 말이후 3월 19일 베카론을 처방받은 환자가 없음을 확인했고 3월 18일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빈 베카론 바이알을 가지고 6층 중환자실로 내려와 이◇◇ 과장과 남○○ 팀장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이◇◇ 과장이 빈 베카론 바이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진을 찍은 뒤 빈 베카론 바이알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베카론 빈 바이알이 발견되었지만 담당간호사(피고인)가 자신이 주사를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 베카론을 피해자에게 주사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라고 생각해 피해자 보호자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3) 이와 관련된 의료기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수사기록 1581쪽)16:00 울티바 주입함. 미다졸람 주입함. 베카론 취소함(의사 한○○)17:00 저체온 위해 미다졸람, 울티바, 베카론 다시 주기로 결정됨(의사 장○○)
4) 수사기록 31쪽 피해자에 대한 진료기록부에는 피해자의 흡연 여부에 “비흡연”이라 기재되어 있는데, 이러한 내용에 비추어 실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같은 대화 내용이 오고간 것인지는 의문이다.
5) 이에 대해서 변호인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회신 중 “베카론의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사례는 1건 있었는데 기저질환이 당뇨 및 알코올성 케톤산증인 급성 신부전증 환자로 소화관 출혈이 선행되었으며, 약물과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됨”이라는 내용을 근거로 들면서 베카론으로 피해자가 심정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심정지는 베카론 부작용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근육이완제인 베카론을 잘못 투약한 후 인공호흡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을 원인으로 일어난 것이라 할 것으로 피해자가 베카론의 투약 부작용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베카론 부작용 보고사례”는 피고인의 범행을 반박하는데 적절한 근거로 볼 수는 없다.
6)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위와 같은 가스터 처방은 내복약 처방으로서 내복약은 일반적으로 내복 후 위에서 흡수되어 간에 이르고 거기에서 산화, 환원 등의 화학적 변화를 받아서 정맥에 들어간 다음 심장을 거쳐 순환계통으로 들어가서 온몸으로 운반되는데, 이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투여한 모틴은 혈관에 바로 투여한 주사제였으므로 동일 선상에서 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일한 효능을 위해 투여하는 동일한 성분의 약물이 내복약과 주사제로 투약 형태를 달리한다고 하여 체내에 흡수된 뒤에 나타나는 작용이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7)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하는 근거로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즉, 병원에서 진상 파악 후 피고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므로 피고인에게 과실이 없다는 주장인데, 이 같이 철저한 진상 파악을 거치지 아니한 채 내린 것으로 보이는 병원을 결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이고, 이를 피고인의 과실이 없다는 점의 근거로 사용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8) 한편, 이○○은 이 법정에서 진술하면서, “증인이 사건 당일 ○병동으로 올라와 폐합성통을 엎어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모틴의 빈 바이알은 총 몇 개이던가요.”라는 질문에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2개인 것 같습니다.”고 대답하였고, “당시 증인은 혹시 피고인이 모틴이 아닌 베카론을 잘못 투약했을지 모르겠다는 의심을 가지고 빈 모틴 바이알이 개수가 제대로 있는가, 당일 주사한대로 제대로 있는가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폈던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모틴을 주사를 했었어야 되는데 베카론이 발견되었으니 혹시 잘못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뒤졌습니다.“고 대답하였으며, ”유독 모틴만 2개로 기억하는 이유가 그 이유 때문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고 대답하여 상황에 대하여 명확하게 진술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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